임기 마지막 연례연설서 中 정면 겨냥…"인위적으로 낮춘 가격이 시장 왜곡"
(스트라스부르=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반(反)보조금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한 연례 정책연설에서 값싼 전기차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은 지금 값싼 중국산 전기차로 넘쳐나고 있고, 막대한 국가 보조금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역내 시장에서 이러한 왜곡을 받아들이지 않듯, 역외에서도 이런 관행은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조사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경쟁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과징금 등 제재를 부과하는 반독점 조사와 유사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기차가 친환경 사업의 중요 분야로 떠오른 가운데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글로벌 보조금 경쟁'으로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역내 우려도 고려한 조처로 보인다.
또 5년 임기 마지막 연설에서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함으로써 남은 9개월 임기 마지막까지 자신이 천명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공정한 경쟁의 장'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이 유럽 태양광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잊지 않았다"고 예시를 들기도 했다.
그는 올 하반기 EU-중국 정상회담에서도 '디리스킹' 기조에 따라 중국과 외교적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EU에 제기된 통상·경제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년 9월 진행되는 EU 집행위원장의 연례 정책연설은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과 유사한 성격으로, 향후 1년간 추진할 주요 정책 방향이 담긴다.
2010년 조제 마누엘 바호주 전 집행위원장이 시작한 이래 EU의 연중 최대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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