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부족한 한국 정부의 친미 정책…韓, 중국 봉쇄 역량 있나"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에 가입 의향을 다시 밝힌 것으로 전해지자 중국 관영매체가 "경험이 부족한 한국 정부의 친미 정책"을 보여준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14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논평에서 장재복 주(駐)인도 한국대사의 1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인터뷰를 겨냥해 이같이 주장했다.
인도 매체 '더 힌두'에 따르면 장 대사는 '한국이 쿼드 그룹 가입을 강하게 원하고 있고, 이제 공은 확장 여부를 결정할 쿼드 쪽에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현재 한국 정부의 대외정책은 미국 쪽으로 크게 기울고 있고, 쿼드 가입 열망은 이런 외교정책의 연장"이라며 "한국 정부의 대외정책은 '신냉전'의 사고방식에 깊게 둘러싸여 있어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다"고 썼다.
이 매체는 "한국이 (쿼드에 가입해도)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한국은 기껏해야 미국·일본과 협력해 경제·무역 수단으로 중국을 압박할 수 있을 뿐"이라며 "달리 말해 한국은 쿼드 국가들 사이에서 아직 역량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여야 하고, 중국과의 협력 없이 한국은 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한국 정부는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한국은 한편으로는 중·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중국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중·한 관계를 관리하길 원한다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최근 한국이 한미일 삼각 협력과 쿼드 참여 등 의제를 띄울 때마다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글로벌타임스는 올해 3월 한국의 쿼드 실무그룹 참여 입장에 대해 "한국 정부가 미국의 열차에 자신을 더 단단히 묶음으로써 정치적 독립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비난했고, 중국 외교부 역시 같은 날 브리핑에서 "관련 국가가 대립을 조장하지 말기를 희망한다"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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