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방산 제재 극복에도 북한 무기 눈독 들이는 까닭은

입력 2023-09-14 16:16   수정 2023-09-14 16:36

러 방산 제재 극복에도 북한 무기 눈독 들이는 까닭은
이코노미스트지 "우크라전에 구식 소련무기 꺼내오면서 탄약 필요해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뚫고 미사일 생산을 늘리고 있으면서도 북한에 무기를 요청하는 이유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구형 무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그에 맞는 탄약과 부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옛 소련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 북한의 무기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무기 거래를 비롯해 다방면의 협력 강화를 확인했다.
구체적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등의 전문가들은 북러 간의 무기 거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이번 거래의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기·탄약이 부족해진 러시아와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잇따라 실패한 북한이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다만,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도 미사일 제조를 확대해 생산량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원하는 것은 다른 쪽인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소 6개월 동안 서방의 제재 때문에 미사일과 다른 무기 생산에 차질을 빚었으나 2022년 말부터 러시아의 군수 제조업은 무기 생산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퇴역시킨 구형 탱크와 컴퓨터 시스템까지 끄집어내 활용하게 되면서 구형 부품이 필요해졌고, 이를 옛 소련 설계를 기반으로 한 북한의 무기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러시아 무기와 호환되는 대량의 무기, 특히 포탄과 로켓을 많이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북한이 지난 2년간 빈번하게 시험 발사한 탄도 미사일을 일부 구매할 수도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관측했다.
회담 당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기습 발사한 것도 그 효과를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
무기 거래 외에도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식량·유류 문제와 북한 노동자 파견 문제, 양국을 연결하는 철도와 러시아의 나진항 이용 활성화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 위원장은 이번 거래로 북한 무기가 강력할 뿐만 아니라 수요가 많다는 점을 홍보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정치인으로서 능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여전히 러시아가 동아시아에서 분쟁을 일으킬 수 있음을 미국에 인지시킬 수 있게 됐다고 이 주간지는 덧붙였다.
러시아가 회담 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할 경우 양국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경우 이번 회담에 크게 흔들리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만나는데도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한 사람을 임명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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