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IE 보고서 "미국은 중국에서 멀어지게 하려 하지만 점점 더 의존"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국 가운데 한국 등 대다수 국가의 지난 10여 년 동안 대(對)중국 무역 의존도가 심화해 미국의 목표인 다변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PIIE)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IPEF 참여국들의 무역 흐름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IPEF 참여국들의 수입 가운데 중국 비중은 평균 30%를 넘었고, 중국으로의 수출은 약 20%에 달했다.
2010년에 비해 중국이 이들 국가의 수입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0%와 45% 증가했다.
중국은 브루나이를 제외한 모든 IPEF 참여국의 최대 수입품 공급원이자 참여국 절반의 최대 수출 목적지였다.
수입의 경우 인도네시아의 중국발 수입 집중도 지수가 이 기간 83% 상승했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인도의 집중도 지수도 50% 이상 올랐다. 한국은 6%의 상승세를 보였다.
수출 측면에서는 브루나이의 대중국 수출 집중도가 200% 넘게 상승했다.
브루나이의 눈에 띄는 증가는 순환 탄화수소(cyclic hydrocarbons) 수출을 비롯한 중국과 폭발적 무역관계 때문이다.
한국의 수출 집중도 상승폭도 30%에 달했다.
보고서는 "데이터들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IPEF 파트너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노력에도 이들 국가는 중국과 경제적 관계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지난 7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재확인한 목표인 인도·태평양 지역 공급망 다변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이런 추세는 근본적인 경제적 힘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시와 조정을 약속하는 공급망 합의안(IPEF)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IPEF는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했으며,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뉴질랜드, 피지 등 1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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