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주 "오래 걸릴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준비…지금은 내실 다지는 기간"
지난달 전문경영인 영입…"혁신에 집중, 그렇지 않으면 밀려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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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히말라야 산을 올라간다고 하면 아무리 체력이 있다고 가능할까요? 자연이 받아줘야 하고, 산이 초대를 해줘야 해요"
미국 헬스케어 기업 '눔'(Noom) 창업자 정세주 이사회 의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업공개(IPO)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는 'K-글로벌@실리콘밸리'에 참석해 성공한 스타트업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2005년 뉴욕에서 문을 연 눔은 식단과 체중 감량 등 건강 관리를 위한 플랫폼으로, 현재 맨해튼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받은 유니콘(기업가치 1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뉴욕 증시에 언제 상장할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인들 중 58%가 '눔'을 알 정도로 한국보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1천 명이 이상의 정규직 직원에 매출은 7천억원에 달한다.
정 의장은 "상장은 단 한 번의 기회"라며 "바람이 많이 부는데 (히말라야 산을) 왜 올라가겠는가"라며 당장 IPO를 서두르지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 이어 작년과 올해에는 세계 경제에서 기술주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눔이 설립된 지 10년을 훨씬 지났고 규모도 커져 IPO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시장이 좋아지면 (어려운 시기에도) 어떤 기업이 성장했는지 투자자들이 보게 될 것인데, 지금은 내실을 다지는 기간이고 회사의 기초체력을 검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눔은 올해 18년 차로, 그동안 지금과 같은 경기 불황을 겪었다"며 "우리는 고속 성장도 했지만 2016년부터 흑자 운영을 하고 있어서 (불황에 대비한) 준비를 많이 해왔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시장이 좋아질 시기에 대해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한다"며 "긍정적인 것만 바라볼 수는 없고, 현재는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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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동안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해 왔으나, 지난달 전문경영인을 CEO로 영입해 자신은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정 의장은 시장 선도 기업이 혁신을 지속하지 못하면 추월당한다는 '혁신가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를 언급하며 "눔도 또 다른 혁신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장으로서 앞으로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쟁이 치열하고 눔을 따라 하는 기업이 많다고 우려하면서도 스마트 워치에 건강관리 기능이 늘어나는 데 대해서는 "굉장한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정 의장은 "워치에 고급 생체 정보가 늘면 늘수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관리를 해야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정보 홍수의 시대에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은 행동 습관을 바꾸는 것"이라며 "습관을 바꾸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는 4∼6개월을 투자하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뉴욕에서 한국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그는 "김밥이 트레이더 조스 매장에서 큰 인기라는 사실은 놀랍지도 않다"며 "떡볶이와 핫도그가 그 비싼 맨해튼 거리에서 팔리고 있고, 현지 학생들은 학교가 끝난 뒤 뜨거운 물을 넣어 컵라면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은 트렌드를 보여주는 시범 무대"라며 "그런 곳에서 K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라고 덧붙였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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