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무기 거래를 위한 정상회담을 진행한 데는 바이든 정부의 무(無)개입 정책도 영향을 줬다면서 미국 대북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미국에서 나왔다.
외교 및 국가안보 관련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워싱턴포스트(WP)에 16일(현지시간) 게재한 글에서 "외교가 없을 때 북한은 무기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미국의 적들과 가까워지며 분쟁의 위험도 높아진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에게 북한 핵 위협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라고 했다"면서 "트럼프는 실제 오바마의 충고를 받아들였으나 그 후 외교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의 경고를 완전히 무시했고 북한 독재자 김정은에게 냉담한 태도를 취했다"면서 "평양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무개입 정책의 결과는 이번 주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 "푸틴은 적어도 수사적으로는 수십년간 지지해온 다자 군사 기술 제재 체제에 대한 종식을 선언했다"면서 "러시아의 위성 및 로켓 기술 이전은 북한 정권의 핵무기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로긴 칼럼니스트는 "바이든 정부는 군사 협력과 억제력 강화를 위해 한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동맹국과 적극적인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현명하지만, 그 자체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추가 제재를 차단하는 상황에서 평양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테이블 위에 놓는 것이며 이것이 핵 관련 양보일 필요는 없다"면서 경제 및 식량 문제, 공중보건 문제 등을 가능한 대화 의제로 제시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의 북한 문제 담당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변덕스럽고 일관성 없는 외교적 도박으로 김정은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다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외교가 엉망이었기 때문에 바이든이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4년간 또 변덕스러운 위협과 연애편지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김정은을 설득하기는 어렵지만 관여하지 않는 것은 더 나쁘다. 김정은을 끌어들이기 위한 진지한 시도가 최소 한번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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