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서 원전 도입 주장 나오자 정부, 반박 자료 제시
"21.3GW 석탄화력 대체하려면 SMR 71기 필요"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야당을 중심으로 호주에 원자력 발전소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호주 정부가 호주 내 석탄 화력 발전소를 모두 원자력 발전소로 대체하려면 330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호주 에너지부는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현행 21.3기가와트(GW)의 석탄 화력 발전소를 소형모듈원자로(SMR·발전 용량 300㎿급)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최소 71기의 SMR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3천870억 호주달러(약 330조6천억원)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야당인 자유당의 피터 더튼 대표가 탄소 배출 제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SMR을 국가 전력 계획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호주 정부는 현재 35% 수준인 재생 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82%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크리스 보웬 에너지부 장관은 "전 세계에서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SMR은 러시아와 중국에 각각 1대에 불과하며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며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안전하게 전력을 생산하는 어려운 과제에 대한 해답으로 입증되지 않은 기술에 매달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2030년 기준 SMR의 전력 생산 단가는 1㎾당 1만8천167 호주달러(약 1천553만원)로 태양광(1천58 호주달러·약 90만원)이나 육상 풍력(1천989 호주달러·약 170만원)보다 크게 높다며 "SMR은 가장 비싼 형태의 에너지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주 정부는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200억 호주달러(약 17조1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야당은 해당 조사가 미래 가격 하락 요소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이런 과장된 수치를 제시하는 자료를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주는 석탄 등 화석 연료 발전이 전체 전력 공급의 약 70%를 차지하지만, 많은 화력 발전소가 노후화하면서 시설 보수 문제 등으로 공급량이 줄어 전력난이 자주 발생한다. 호주 정부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확대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우라늄 매장량의 40%를 보유한 이점을 살려 원자력 발전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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