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밀수행위 조사' 구실로 봉쇄…협의 끝에 운영 재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인도주의 구호활동을 위해 이용하던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간 분쟁 지역 접근로가 논란 속에 두 달간 폐쇄됐다가 다시 열렸다.
19일(현지시간) ICRC에 따르면 전날 아제르바이잔 당국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접근로에 대한 봉쇄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ICRC는 해당 접근로를 통해 밀가루와 필수 의료품 수송을 재개했다.
ICRC 유럽·중앙아시아 지역 대표인 아리안 바우어는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는 많은 사람이 필수품을 다시 받을 수 있게 돼 큰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일부로 인정되지만, 아르메니아인들이 대거 거주해 분쟁이 잦다. 그만큼 구호 활동이 필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으로 ICRC가 의료품과 구호 물품을 수송하던 도로는 지난 7월 봉쇄됐었다. 아제르바이잔 당국이 ICRC의 의료 차량을 이용한 휴대전화 밀수 행위가 적발돼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같이 조처한 것이다.
ICRC는 그런 행위와 적십자 조직은 무관하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ICRC는 성명을 통해 "승인되지 않은 물품이 ICRC 소유 차량에서 발견된 적이 없으며 임시 계약을 맺은 현지 운전자 4명의 차량에서 나온 것으로 ICRC는 그런 행위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ICRC는 아제르바이잔 당국과 접근로 운영 재개 문제를 협의해왔다. ICRC는 협의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인도적 지원 물품이 공급되지 않으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식량난과 의료품 부족 사태는 심각해진다고 주장했다.
아리안 바우어 대표는 "접근로를 다시 열기로 한 아제르바이잔 당국과의 합의가 지속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중립성과 공정성, 독립성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며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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