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국제 외교무대에 복귀한 '시리아의 학살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내전 발발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아 아사드 대통령 내외가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목요일(21일)부터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아사드 대통령은 베이징과 창저우(常州)를 방문하며, 시 주석과 정상회담도 개최한다"고 덧붙였다.
아사드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04년 이후 근 20년 만이다.
그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시리아에 내전이 발발하자 반정부 시위대를 가혹하게 탄압해 '학살자'라는 별명을 얻고 국제 외교무대에 발길을 끊었다.
시리아는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과 잔혹 행위를 이유로 아랍국가들로부터 관계를 단절당했고,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에서도 퇴출됐다.
국제적으로 고립됐던 시리아와 아사드 정권은 뜻밖에도 지난 2월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을 계기로 주변국과 관계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
제재로 인해 구호의 손길이 제대로 닿지 않았던 시리아에 이웃 아랍국가들이 손을 내밀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주도하에 아랍 국가들이 원조에 동참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 3월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 합의 후 시리아와 아랍권 국가의 대화가 무르익었다.
그리고 시리아와 관계 회복을 통해 역내 불안정을 해소하고, 마약·난민·테러 등 현안을 공동으로 해결하기를 기대하는 아랍권은 그를 지난 5월 아랍연맹 정상회의로 복귀시켰다.
1956년 시리아와 수교한 중국은 국제사회의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이란 등과 마찬가지로 아사드 정권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아사드 정권에 불리한 결의 채택을 여러 차례 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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