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역사적 순간"…'C5+1 중요광물 대화' 출범 제안
러 우크라 침공에 불안 느낄 5개국에 "주권·독립·영토보전 중요"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이 러시아의 '앞마당'이자 중국이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첫 다자 정상회의를 갖고 중국의 '희귀 광물 무기화' 리스크에 대응할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 정상과 'C(Central Asia의 이니셜)5+1' 정상회의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회의에서 미국 측은 중앙아시아의 방대한 광물 자원을 개발하고, 중요 광물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C5+1 중요 광물 대화' 출범을 제안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래 에너지 환경을 뒷받침할 탄력적이고 안정적인 중요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할 필요성을 인식한 데 따른 제안이라고 백악관은 소개했다.
중국은 8월부터 차세대 반도체에 쓰이는 희귀 광물로, 자국이 전세계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이는 자국과 외교·안보·경제 등 영역에서 껄끄러운 나라에는 해당 광물을 공급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중국이 '희귀자원 무기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이 외에도 미국은 국무부에서 에너지·환경 분야를 담당하는 호세 페르난데스 차관 주재로 18일 자국 정부 및 민간 관련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요 광물에 대한 투자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결국 미국은 중국의 '희귀 광물 무기화' 가능성에 맞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광물에 대한 자급자족을 촉진하는 동시에 수입원 다변화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이번 C5+1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 자체가 중국에 대한 견제의 의미가 있어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대(對)중앙아시아 영향력 약화로 생긴 전략적 공백지대에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의를 추진한 중요한 목적 중 하나로 풀이된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 5월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었던 산시성 시안에서 중앙아 5개국과의 첫 대면 정상회의를 갖고 에너지 안보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 등에 공조하기로 했다.
이번 C5+1 회의에서 6개국 정상은 안보, 무역 및 투자, 모든 국가의 주권 및 영토 보전 존중, 거버넌스 및 법치 개선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소개했다. 그 계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국경 안보, 대테러, 법 집행 문제 등에 대한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또 이번 정상회의에 이어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주최로 오는 10월 중앙아시아에서 C5+1 장관급 회의를 열어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추동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부연했다.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과 중앙아 국가들간의 협력은 "주권, 독립, 영토 보전에 대한 우리의 공동의 약속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이러한 원칙들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권과 독립, 영토 보전을 강조한 것은 구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느꼈을 안보 불안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오늘 우리는 우리의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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