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곡물을 싣고 흑해로 출항한 선박이 2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도착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초르노모르스크를 떠난 팔라우 선적 화물선 '리질리언트 아프리카'호는 이날 오후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목격됐다. 항적 추적 데이터로도 도착 사실이 확인됐다.
리질리언트 아프리카는 지난 16일 초르노모르스크에 입항한 뒤 우크라이나산 밀 약 3천t을 싣고 19일 오전 6시 45분께 흑해로 출항했다.
러시아가 지난 7월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하고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봉쇄한 뒤 곡물 수출선이 우크라이나에서 흑해로 출항한 것은 리질리언트 아프리카가 처음이었다.
협정 파기 이후 민간 선박 5척이 우크라이나를 떠나 흑해를 통과했지만, 이들은 모두 지난해 전쟁 발발 직후 발이 묶인 선박들이었고 곡물도 싣지 않고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흑해가 봉쇄된 뒤 임시 인도주의 항로를 개설하는 등 해상 수출 재개 노력을 이어왔다. 이번 리질리언트 아프리카 역시 우크라이나가 개설한 인도주의 항로를 이용해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비롯한 러시아의 흑해 항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흑해에서의 주도권도 조금씩 되찾아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무기 운반선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으로, 이번 리질리언트 아프리카의 출항에 대해선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지난달 흑해를 지나는 튀르키예 상선을 검사하기 위해 경고 사격을 한 사례를 볼 때 앞으로도 흑해에서 민간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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