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 "인도 민주 여정의 본질적 의미 규정 순간"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에서 '여성 의석 할당 개헌안'이 연방하원에 이어 연방상원도 통과했다.
연방하원과 주의회 의석 33%를 여성 몫으로 떼어놓는 내용의 개헌안은 이제 형식적 절차에 해당하는 대통령 승인만 앞두게 됐다.
22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에 따르면 개헌안은 전날 연방상원에서 11시간 이상 열띤 토론 끝에 참석 의원 214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개헌안이 연방상원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것은 이례적이다.
개헌안은 앞서 지난 18일 정부에 의해 승인된 데 이어 20일 연방하원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했다.
개헌안에는 '지정 카스트'(scheduled castes·불가촉천민)와 '지정 부족'(scheduled tribes)을 위해 할당해 놓은 의석 가운데 3분의 1은 각각 해당 그룹 여성의 몫이 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여성 의석 할당 개헌 시도는 1996년 처음 있은 뒤 몇차례 시도를 거쳐 27년 만에 성사됐다.
하지만 시행은 오는 2026년 인구조사 후 선거구 조정을 거친 뒤 이르면 2029년 이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조사는 당초 2021년 하기로 돼 있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개헌안이 연방상원을 통과하자 개헌안 통과를 적극 추진해 온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모디 총리는 "우리나라의 민주 여정에서 본질적 의미를 규정하는 순간"이라며 "14억 인도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연방하원 의원이기도 한 모디 총리는 이날 이례적으로 연방상원을 찾아 개헌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9억5천만명의 인도 전체 유권자 가운데 약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은 현재 연방하원에서는 15%, 주의회에선 10% 미만의 의석을 갖고 있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라는 인도의 이 같은 여성 의석 비율은 전세계 순위에서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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