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전년 동월비 3.2% 감소…중국 수출입 큰폭 감소 반영
"잇단 금리 인상, 상품 수요에 영향 알리는 신호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 조짐을 보인다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 7월 세계 교역 규모가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잇단 금리 인상이 전 세계 상품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도 풀이된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이 발표한 세계무역모니터(World Trade Monitor)에 따르면 7월 세계 무역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 감소했다. 2020년 8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세다.
지난 6월 2.4% 감소에 이어 글로벌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추가 증거이기도 하다.
7월에는 전월보다 0.6% 줄었다.
이런 무역의 위축은 주로 중국 무역의 감소에서 비롯된다. 중국은 7월에 수입이 5.2%, 수출이 2.9% 각각 감소했다.
일본을 제외한 선진 아시아 국가 역시 수입이 5.2% 줄었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 아시아의 수출도 1.9%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수입과 수출이 각각 1.9%와 1.2% 늘었다. 일본도 수입과 수출이 각각 1.7% 1.4% 증가했다.
유로존은 수입이 0.3% 증가하고 수출이 0.9% 감소했다.
글로벌 상품 수출 수요는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상승,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 재개에 따른 자국 내 서비스 지출 증가 등으로 약화했다.
연간 기준으로 무역 규모 감소는 전 세계 대부분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세계 최대 상품 수출국인 중국은 연간 1.5% 감소했다. 유로존은 2.5%, 미국은 0.6% 각각 줄었다.
세계 무역은 앞으로 수개월간 약세가 예상된다.
신규 수출 주문을 알리는 S&P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미국, 유로존, 영국에 걸쳐 8월과 9월에 급격한 위축을 나타냈다.
향후 수개월간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 않지만, 신용 완화(credit easing)의 부족은 계속 수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밖에 CPB는 세계 산업 생산이 전월에 비해 0.1% 감소했다며, 주로 일본, 유로존, 영국의 생산량 급감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산업 생산은 0.7% 증가해 연착륙 희망을 높였으며, 인플레이션은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모히트 쿠마르는 향후 수 개 분기에 걸쳐 모든 주요 경제국에서 성장의 둔화가 예상되고, 무역은 이런 세계 경제 추세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9일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률(GDP Growth)을 2.7%로 전망하면서 지난 6월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각국의 긴축 통화 정책과 중국의 부진한 경기를 반영한 것으로, 이는 OECD가 예상한 올해 경제 성장률 3.0%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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