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애플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했다.
전 세계에서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에서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스마트폰답게 출시 전부터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기대와 달리 전작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일부 혹평 속에서도 일부 국가에서는 출시 첫날 매장 앞에 소비자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등 큰 시선을 끌었다.
아이폰 새 시리즈인 아이폰15가 공개된 지 3주가 되면서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 아이폰15를 실물로 볼 수가 없다. 아직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는 13일이 돼서야 가능해진다.
아이폰15가 지난달 12일 공개된 것을 고려하면 무려 31일 만이다.
한국 출시는 매년 다른 국가에서 다 나오고 난 뒤였음에도 소비자들은 '혹시나' 올해는 빨리 나오겠지라고 내심 기대했지만, 역시나였다.
한 달 이상 늦게 출시되기 때문에 그만큼 신선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폰은 불과 11개월 뒤인 내년 9월 또 신제품을 내놓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달 22일 40여개국 및 지역에 새 아이폰을 1차로 출시했다. 아이폰이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은 애플이 그만큼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주요 지역이다.
국가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
아이폰이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최대 시장 미국을 비롯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유럽에서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이 포함됐다.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호주가, 남미에서는 멕시코도 들어갔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애플이 가장 크게 신경 쓰는 중국도 있고, 중국의 대체 생산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인도도 1차 출시 국가다.
중국과 함께 일본도 포함됐지만, 지역적으로 중간에 있는 한국은 빠졌다.
지난달 29일에는 2차로 20여개 국가 및 지역에 출시됐다. 마카오와 말레이시아, 튀르키예, 베트남 등이 들어갔지만 한국은 여기에도 없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3위로 다소 뒷걸음질 치긴 했어도, 경제 규모로만 보면 1차 출시국은 되고도 남는데 말이다.
국내에 아이폰 신제품이 항상 늦게 나오는 것이 국립전파인증원의 전파인증 절차가 늦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애플이 한국 시장에는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주요 시장이었다면 어떻게 해서든 출시일을 당기려고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은 물론, 갤럭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홈구장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폰은 20∼30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점유율도 높여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폰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21%로, 전년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계속 상승 추세다.
적어도 5명 중 1명은 아이폰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20∼30대의 인기와 함께 LG폰이 더 이상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6% 가량 차지하는 LG폰의 빈자리를 아이폰도 일부 가져갈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아이폰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하반기 800달러(약 106만원) 이상 제품군의 점유율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의 스마트폰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아이폰 전 시리즈가 모두 100만원을 훌쩍 넘는 애플로서는 한국이 나름 매력적인 시장일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은 한국 시장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 이유는 애플만이 안다.
애플은 언제쯤 한국을 아이폰의 1차 출시국에 포함시킬까.
올해도 한국 소비자들은 '한 달 전 나온'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를 오매불망 기다릴 뿐이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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