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비생산 우크라 이전 논의"…군사개입 논의 공개
방산업체에도 현지 생산 촉…"흑해 곡물선 보호 역할"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부 장관이 우크라이나군 훈련 프로그램을 위해 영국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 군 수뇌부와 처음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섑스 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솔즈베리 평원 훈련기지를 방문, 패트릭 샌더스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군 수뇌부와 더 많은 훈련과 군 장비 생산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가 30일 보도했다.
영국은 작년 7월부터 솔즈베리 평원 등 영국 훈련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신병들을 교육하는 '인터플렉스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 외 10개국이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신병 2만6천500여명이 교육을 받았고, 올 연말까지 3만명 이상이 교육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섑스 장관은 또 "특히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 더 많은 것을 '국내'로 가져올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국 방산업체들에 우크라이나에 공장을 설립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인 영국 방산업체 BAE를 언급하며 "다른 영국 업체들도 같은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몫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섑스 장관은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을 보호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영국 해군이 흑해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화물선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한 달여간 흑해와 크림반도에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진전이 있는 모습을 봤다"며 "영국은 해군 국가이기 때문에 우리가 돕고 조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해당 해역에서 국제 수송이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국이 조언을 도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 등과 이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 훈련 강화, 영국 방산업체의 현지 공장 설립 등은 모두 영국이 우크라이나전에 더 깊이 개입한다는 의미다.
영국을 포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자국 인력이 전투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서의 공식적인 훈련 프로그램은 피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개입 논의를 공개적으로 밝힌 섑스 장관의 발언은 영국 정부의 접근 방식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텔레그래프는 해석했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에 주둔 중인 서방 특수부대 중 영국군 최대 50명이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영국 정부는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없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군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23억파운드(약 3조8천억원)의 군사원조를 지급했으며, 리시 수낵 총리는 올해에도 같은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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