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사회민주당 대표 "슬로바키아에 우크라보다 더 큰 문제"
지원 반대해온 헝가리 오르반 총리 "애국자 돌아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승리한 친(親)러시아 ·반(反)미국 성향의 야당 사회민주당(SD·스메르) 대표인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1일(현지시간) 재확인했다.
전날 치러진 총선 투표에서는 사회민주당이 개표가 99.98%가 완료된 상황에서 득표율 22.9%로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피초 전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립정부 구성에 관해 다른 정당들과 회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뒤,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피초 전 총리는 "슬로바키아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보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민주당은) 인도주의적인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는 관점을 바꾸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 재건을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여러분은 우크라이나 무장에 관한 우리의 의견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6∼2010년, 2012∼2018년 두차례 총리를 지낸 그는 그간 '우크라이나 나치주의자와 파시스트들'이 도발해 러시아의 침공을 자초했다고 말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로 내세운 주장과 같은 논리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도 반대해 재집권에 성공하면 "더는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도 반대해왔다.
이번 총선에서 자유주의·친서방 성향의 진보적 슬로바키아(PS)는 18% 미만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슬로바키아는 나토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우크라이나에 미그-29 전투기를 지원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해온 동유럽 우방 가운데 하나다.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피초 전 총리의 승리를 축하했다.
오르반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전 트위터)에 "누가 돌아왔는지 맞혀보라!"며 "애국자와 함께 일하는 것은 언제나 좋다. 기대된다"고 적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