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끝났는데…UN 에티오피아 내전 조사 종료될 듯

입력 2023-10-05 10:56  

아직 안끝났는데…UN 에티오피아 내전 조사 종료될 듯
50만명 숨진 내전 종료 선언됐지만…"여전히 잔학 범죄 자행돼"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수십만명이 사망한 에티오피아 내전에 대한 유엔 조사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어깃장으로 연장되지 못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티오피아 북단의 티그라이 지역에서는 2020년 11월 정부군과 반군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사이에 내전이 발발해 50만 명이 숨지고 200만 명 이상이 피란을 가는 등 참혹한 인도적 재난이 초래됐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2021년 11월 에티오피아 내전에서 자행된 모든 폭력 행위를 조사할 국제 전문가 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에티오피아 국제 인권 전문가위원회(ICHREE)가 만들어졌다.
내전 발생 2년 만인 지난해 11월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평화협정이 체결됐으나, 지난달 ICHREE는 여전히 해당 지역에서 반인도적 전쟁범죄가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정부군과 반군은 상대방이 학살, 강간, 자의적 구금 등의 폭력을 저질렀다고 서로를 비난하고 체계적인 학대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은 부인해왔다.
이 같은 의혹에도 유엔 조사는 연장되지 못할 위기에 놓여있는데, 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반대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당사국인 에티오피아는 ICHREE의 조사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자국의 사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엔 인권위원회는 "에티오피아의 사법 절차에는 큰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방국들도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에티오피아를 포섭하기 위해 유엔 조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티오피아 정부 대변인은 유엔 조사 연장 불발에 대해 "이것은 에티오피아에서 (ICHREE) 역사의 끝"이라며 "막다른 길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인권 단체들은 조사 연장 실패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루시 맥커넌은 "전문가들의 보고서가 발표됐는데도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비영리 인권 단체인 '인권을 위한 의사들'도 "ICHREE의 조사 활동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전) 생존자와 가족, 지역사회가 치유되고 정의가 구현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 조사가 연장되지 않고 종료되면 에티오피아가 국제사회로부터 받는 원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내전 종료를 선언한 이후 그동안 내전을 이유로 원조를 축소한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내전으로 인해 2021년에 지급을 연기한 6억8천만달러(약 9천170억원)의 원조 패키지를 에티오피아에 주기로 약속한 바 있다.
EU의 한 외교관은 에티오피아가 지역·국제 인권 기준에 맞춰 강력하고 투명한 과도기적 사법, 기소, 책임 강화 정책 등을 시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전이 부족하면 EU와 에티오피아 간 관계 정상화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