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전 책임에 유엔인권이사회 복귀 불발…中은 재선 성공(종합)

입력 2023-10-11 10:20  

러, 우크라전 책임에 유엔인권이사회 복귀 불발…中은 재선 성공(종합)
지난해 이사국서 퇴출당해…신규 선거서도 알바니아·불가리아에 밀려
中, 인권단체 '낙마 백지투표 운동'에도 '무경쟁' 덕 봐…HRW "아시아 최저 표"



(뉴욕·홍콩=연합뉴스) 이지헌 윤고은 특파원 =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범죄 논란으로 유엔 인권이사회(UNHRC)에서 퇴출당한 러시아가 이사국으로 복귀하는 데 실패했다.
10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 따르면 이날 유엔총회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에서 15개 국가가 내년부터 3년 임기의 신규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총 47개국이며, 이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자리를 193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총회에서 비공개 투표로 새로 선출한다.
동유럽 국가에 돌아가는 신규 이사국 자리는 2개로, 알바니아와 불가리아에 돌아갔다.
인권이사회 이사국 복귀를 노리던 러시아는 83표를 받아 불가리아(160표), 알바니아(123표)에 표결에서 밀렸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면전을 일으킨 뒤 부차 등 지역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지난해 4월 유엔총회 투표를 통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당했다.
심각하고 조직적인 인권침해를 저지른 나라는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는 유엔 규정이 근거가 됐다.
러시아는 인권이사회 선거를 앞두고 '침묵하는 다수'를 상대로 지지를 호소한다는 전략을 펼쳤으나 결국 유엔 회원국 지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루이 샤르보노 휴먼라이츠워치(HRW) 유엔 담당 이사는 "유엔 회원국들은 수많은 전쟁 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책임이 있는 정부가 인권이사회 이사국이 돼선 안 된다는 강력한 신호를 러시아 지도부에 보냈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HRW 등 인권단체 주도의 '중국 낙마 백지 투표 운동'에도 이사국 재선에 성공했다.
아시아 지역 이사국 3개국 선출에 중국 등 3개국이 출마한 덕에 중국 낙마 가능성은 사실상 없었다. 그러나 인권단체 등은 중국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며 선거를 앞두고 유엔 회원국들에 중국에 대한 백지투표를 촉구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이 신장위구르와 티베트, 홍콩에서 인권 탄압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하며 중국의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HRW의 샤르보노 이사는 "중국은 아시아 국가 중 최저 표를 받았다"며 "이는 경쟁자가 있었다면 중국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11일 중국이 154표를 얻어 186표로 아시아 지역에서 최다 득표한 인도네시아에 비해 17% 적은 지지를 받은 것을 짚으며 "중국에 대한 백지 투표 캠페인이 일부 제한적인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유엔 대표부는 재선 성공 후 성명을 통해 "국제 사회가 중국의 인권 성취를 전적으로 인정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방 국가들이 인권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테드 피콘 연구원은 SCMP에 "중국이 유엔과 다른 기구들에서 더욱더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들은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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