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기술 과제 94%는 총연구예산보다 경제 성과 낮아
양금희 의원실, 9개 공공기관 탄소중립 R&D 3천141건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공공기관의 탄소중립 연구개발(R&D) 10건 중 7건 이상이 경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은 12일 산업부와 과기부 소관 9개 공공기관의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탄소중립 관련 R&D 과제 3천141건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재료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이상 과기부 소관)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상 산업부 소관)이 분석 대상이다.
이들 기관은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탄소중립과 관련해 총사업비(연구비) 6조2천792억원에 달하는 R&D 과제 3천141건을 수행했다.
기관별 총사업비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3조5천72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1조7천937억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4천11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관별 과제 수에서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1천345건)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1천100건)이 각각 1·2위에 올랐다.
기관별 탄소중립 관련 기술 과제 현황 (단위: 백만원,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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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번│기관명│소관부처│총 사업비 │과제 │
││ ││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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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411,277│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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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산업통상자원부 │ 153,053│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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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통상자원부 │95,4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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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38,42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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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1,793,65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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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 산업통상자원부 │ 3,572,47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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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원자력연구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89,7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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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한국재료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1,4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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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한국전기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73,69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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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6,279,191│ 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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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양금희 의원실]
그러나 9개 기관이 수행하는 과제 3천141건 중 경제적 성과가 없는 과제는 2천432건(77.4%)으로 집계됐다.
양 의원은 탄소중립 연구 개발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성과를 분석하기 위해 기술 이전으로 발생한 기술이전 수입(이전액)과 사업화로 발생한 매출액을 포함해 계산했다.
구체적으로 사업비(연구비) 대비 실적 수치(배율)를 계산했을 때 1보다 크면 실적이 우수한 것을 의미한다. 소수점 셋째 자리 이하 수치는 버림 한 데 따라 배율이 매우 낮은 경우엔 '0'으로 처리돼 경제적 성과가 없다는 뜻이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수행한 과제 중 경제적 성과가 없는 과제가 1천53건에 달했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과제 중 877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과제 중 228건이 경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성과보다 총연구비가 더 많이 들어가 '가성비가 낮은' 경우도 기관별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1천23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1천96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266건 등으로 집계됐다.
기술별로는 수소(510건), 태양광(372건), 에너지 저장(329건),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179건), 순환 자원(169건), 원자력 안전(155건)에서 경제적 성과가 없었다.
수소(538건), 태양광(447건), 에너지 저장(380건),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202건), 원자력 안전(187건) 등의 기술은 총연구비보다 경제적 성과가 낮은 기술로도 분류됐다.
탄소중립 R&D 과제와 관련해 기술 부문별 고용 창출 효과는 있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총 1만53명이 탄소중립 R&D 분야에 고용된 가운데 태양광 고용 인력이 2천10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에너지설비(1천212명), 풍력(952명), 에너지 저장(919명) 등의 순이었다.
양금희 의원은 "탄소중립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탄소 감축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R&D 재정 투입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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