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의 제안과 전략핵·전술핵, 그리고 전역핵

입력 2023-10-12 15:47  

美전문가의 제안과 전략핵·전술핵, 그리고 전역핵
블레이저 AEI 연구원, 미국의 핵전략 개선 필요성 제기
中에 대응할 '전역핵 옵션·MD체계' 구축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군사적으로 전략핵(SNW)과 전술핵(TNW)의 차이는 파괴력과 운용방식에 의해 구분된다. 파괴력은 TNT(폭발물) 기준으로 하고, 운용방식은 거리와 발사 방식을 의미한다.
'전략'이란 큰 목적을 가진 개념이고, '전술'은 전략의 계획 중 일부의 한 단계를 의미하는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전략핵무기는 전략적으로 운용되는 무기체계이고, 전술핵무기는 전술적으로 운용된다.


파괴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수백kt(1kt=TNT 1000t)이상의 폭발력이면 전략핵무기, 수십kt 이하의 폭발력이면 전술핵으로 나눈다. 1945년 미군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핵무기는 15kt이었다.
전략핵은 무게가 엄청나며 원거리에 있는 적의 심장부를 공격해야 하기에 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투발수단으로 사용한다. 전략폭격기를 이용하거나 잠수함을 화룡애 지근거리까지 접근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기도 한다.
전술핵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하기 때문에 무게가 가볍다. 따라서 지대지미사일, 공대지미사일 등을 사용한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사정거리가 전략 핵무기보다는 짧고 전술 핵무기보다는 긴 중거리 미사일 체계가 확산되면서 이전의 전술 핵무기와 다른 의미의 전역핵무기(Theater Nuclear Weapon. TNW) 개념이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전략핵무기를 제외한 6천400km 이하의 중·단거리 핵무기 체계를 전역 핵무기로 부르기도 한다. 전술핵과 전역핵을 구분하기 애매해진 이유다. '전역'은 '전쟁지역'이라는 뜻이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1일(현지시간) 미국기업연구소(AEI) 카일 블레이저 연구원의 기고문을 실었는데 그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블레이저 연구원은 한국에서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는 자체 핵무장론 등을 지목하면서 확실한 확장억제 담보를 위해 미국의 핵전략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전역핵' 옵션을 거론했다.
그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현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핵 강압에 맞설 한층 포괄적인 전역핵과 미사일 방어태세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패권도전국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전역핵무기 증강은 해당 지역의 긴장고조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이 "비약적으로 전역핵을 늘리는 상황에서" 미국도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논리인 것이다.
블레이저 연구원의 기고문은 한국을 비롯한 핵심 동맹국들이 품고 있는 미국의 확장어거제에 대한 의구심 등을 염두에 둔 미국내 전문가들의 논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핵전력 증강과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등 한반도 주변의 정세 변화에 따라 미국내에서도 다양한 대응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미국 정부의 핵전략 구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w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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