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상징적 투자…궁극적 게임체인저는 아냐" 평가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국유자본이 자국 4대 시중은행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당국이 증시 부양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유기업인 중양후이진(中央?金)투자는 전날 밤 상하이 증시 공시를 통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공상은행·건설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중양후이진은 6천500만 달러(약 871억원)가량을 투입해 지분율을 중국은행 64.03%, 농업은행 40.04%, 건설은행 57.12%, 공상은행 34.72%로 각각 0.01%포인트 늘렸다.
중양후이진은 또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향후 6개월간 지분 매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까지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주식 거래세 인하, 신규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 대주주의 주식 매도 제한 등의 조처를 내놨지만 투자 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상태였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최근 2년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외국인 자금 이탈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올해도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10일 기준 2021년 고점 대비 37% 하락하며 11개월 사이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이후 통화안정자금을 이용해 주식을 매입하는 식으로 증시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자제해왔는데, 최근 들어 이코노미스트와 헤지펀드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개입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의 주요 경제 매체들은 해당 소식을 1면에 전하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삭소캐피털마켓츠 홍콩지사의 레드몬드 웡 시장 전략가는 이번 지분 매입을 "작지만 상징적인 투자"로 보면서 "증시 부양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당시 투매 방지와 증시 안정을 위해 취했던 조치들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이날 CSI 300 지수는 0.95% 오르며 2거래일 연속 상승을 이어갔고, CSI 300 금융주 지수는 1.46%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중국건설은행 주가는 본토 증시에서 2.68% 상승했고, 홍콩 증시에서는 한국시간 오후 4시 9분 기준 5% 넘게 오른 상태다.
다만 현재 투자자들의 주된 우려 사항은 주가 고평가가 아니라 정부의 경기부양책 규모라는 점에서 이번 시장 개입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며, 2015년 중양후이진의 주식 매입 효과도 단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사이스 바 아시아의 윌러 첸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가 궁극적인 게임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 "현 상황에서 증시의 바닥을 다질 주요 요인은 여전히 중국의 거시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이라고 말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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