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없는 가자지구 병원, 영안실로 변할 위험"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습하면서 끌고 간 인질의 안전과 석방 문제를 놓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분쟁 당사자 양측과 접촉 중이라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파브리치오 카르보니 ICRC 중동 책임자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인질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금지됐으며 즉시 그들을 석방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하마스 및 이스라엘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립적인 중개자로서 ICRC는 인질이 억류된 지역을 방문할 준비가 됐다"면서 "방문이 허용된다면 인질과 가족 간 연락이 이뤄지도록 하고 석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일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로켓포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도 침투해 주민들을 살해하고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150명가량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끌고 간 것으로 추산된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중 9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질 문제는 양측이 전략적 접근을 달리하면서 당장 뚜렷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안이다. 이스라엘은 인질이 석방되기까지 가자지구에 전기와 물, 연료 공급을 차단하는 봉쇄 전술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1명씩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ICRC는 봉쇄 조치로 빚어진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카르보니는 "가자지구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병원도 전기를 쓸 수 없고 인큐베이터에 있는 신생아와 산소를 공급받는 노인 환자가 위험에 처한다"며 "신장 투석이 중단되고 엑스레이 촬영도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가 없으면 병원은 영안실로 변할 위험이 있다"면서 "가자지구 사람들은 깨끗한 물을 구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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