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이후 첫 코뮈니케 채택…'이·팔 전쟁' 언급은 없어
추경호 "재정건전성 확보…규제혁신·구조개혁 통한 성장모멘텀 회복"
(마라케시[모로코]=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주요 20개국'(G20) 경제수장들이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화, 성장 회복을 위한 구조개혁을 주문했다.
지난 12~13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합의문(코뮈니케)이 채택됐다고 기획재정부가 14일 전했다.
G20 재무장관회의 합의문이 도출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러시아 언급 없이 '우크라이나 전쟁'(the war in Ukraine)으로 표현했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회원국들은 "전 세계적 전쟁과 갈등의 부정적 효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합의문에는 ▲ 세계경제 ▲ 가상자산 ▲ 다자개발은행(MDB) 개혁 등에 대한 내용이 두루 담겼다.
회원국들은 경제 상황과 관련해 "일부 국가의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하고,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재난 및 취약국 부채를 악화하는 글로벌 금융여건 경색 등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세계경제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 조화, 성장회복을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에 대해선 "거시경제·금융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와 함께 회원국들은 다자개발은행 개혁과 관련, 비전·사업모델·재정여력을 개선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내년 4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까지 G20 국제금융체제 워킹그룹에서'MDB 개혁보고서'의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저·중소득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세계은행(WB)이 저·중소득국에 양허성 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재정여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명확한 대출기준(프레임워크)을 마련할 것도 요구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틀간의 회의에서 '협력'과 '회복'을 키워드로 회원국들의 공조를 주문했다.
추 부총리는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글로벌 인플레와 공급 충격으로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공급탄력성 회복을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함께 보호무역주의를 해소해야 하고, G20에서 공급망 안정을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세계 경제는 높은 부채 수준과 통화 긴축에 더해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금융안정성 회복을 위해 국제사회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불확실성에 대비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규제혁신·구조개혁을 통한 성장모멘텀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다자개발은행(MDB) 개혁 이슈와 관련해선 "과거 수원국이었던 한국의 경험을 고려할 때 개발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수원국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립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며 "수원국 주도의 사업설계, 개도국 역량강화 사업 확대를 통해 수원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밝혀다.
아울러 "MDB 개혁은 장기 과제이고 이견이 첨예한 만큼, 개혁 모멘텀을 지속 제공하려면 주요 주주집단인 G20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MDB 개혁이 논의되는 G20 국제금융체제 공동의장국으로서 회원국 간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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