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쏠리면 헤즈볼라 기습 우려…국제사회 눈치도 적잖아
"'포스트 하마스 제거' 시나리오 없어"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상작전에 본격 돌입한다는 구체적 징후는 좀처럼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전면전을 막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는 가운데 당초 지난 주말이 D데이였던 지상군 투입을 날씨 때문에 연기했다는 등 갖은 관측이 나왔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지상작전이 지연되는 이유로 레바논과 국경지대에서 사실상 제2의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친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동태를 우선 꼽았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가자지구 지상작전에 이스라엘군이 투입되는 시점을 기다렸다가 북부 전선에서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낮은 강도의 공세를 유지하며 이스라엘군의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 뒤 때를 기다리는 고도의 전략일 수 있다는 얘기다.
헤즈볼라의 의도를 면밀히 파악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북부 병력을 더 강화할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 최근 수십 년간 이스라엘 육군이 공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전투력을 보여준 점도 좀더 신중한 작전 구상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 이를 위해 가자지구 주민 대피에 소요되는 시간, 가자지구에 인질로 붙잡힌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국내 여론 등도 지상작전 착수 시기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2014년 가자지구 침공 당시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 2천여명 가운데 최소 절반이 민간인이었던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전쟁을 멈추라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트 하마스 제거' 시나리오도 변수로 꼽힌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계획대로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한 뒤 가자지구를 어떻게 할지 아직 이스라엘 수뇌부 내부에서 아무도 결정하지 않은 사실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하마스를 어떻게 할지 새로운 수식어를 찾는 데 일주일을 썼다"면서 이 시간을 현명하게 썼는지, 낭비했는지는 전쟁이 끝나봐야 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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