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거버넌스 이니셔티브' 제안…"기술 독점·AI공급망 파괴 반대"
앞서 글로벌 발전·안보·문명 이니셔티브 제안…"서방 대안 中리더십 강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18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미국 정부가 AI 반도체 대(對)중국 수출통제 대상을 확대한 다음 날 발표된 이 구상은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 체제와 관계없이 모든 나라가 AI 개발에서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하 판공실)이 공개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에서 중국은 "모든 나라가 AI 개발에서 상호 존중해야 하며 규모, 국력, 사회 시스템과 관계없이 AI 개발에서 동등한 권리, 기회, 규칙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는 "우리는 다른 나라의 AI 개발을 막기 위해 이념적 선을 긋거나 배타적 그룹을 결성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우리는 또한 기술적 독점과 일방적인 강압적 조치로 장벽을 세우거나 AI 공급망을 파괴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판공실이 이 구상을 발표하기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대일로 참여 개도국 및 저개발국 정상들 앞에서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 교류를 강화하고 '질서있고 건전하며 안전한' AI 개발을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는 "세계 모든 나라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인 AI 거버넌스는 인류의 미래와 관계가 있다"며 중국은 AI 기술이 다른 나라의 주권을 위협하며 여론 조작·허위정보 유포·내정 간섭 등에 사용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테러리스트나 범죄 집단에 의한 기술의 오용을 막기 위해 세계가 협력해야 하며, AI 개발에서는 기후변화 문제 등 사람 중심의 접근을 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AI 거버넌스에서 윤리를 최우선에 놓고 원칙과 지침을 마련하며, 개발도상국들의 대표성과 목소리를 높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SCMP는 "중국이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계기로 개발도상국들의 지도자 위치를 다지고 미국과 서방 주도 리더십의 대안으로 중국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미중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측이 모두 글로벌 규칙과 표준에 대한 리더십을 구축하고자 하면서 AI는 핵심 경쟁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짚었다.
미국을 대신할 '세계의 지도자'를 노리는 중국은 앞서 2021년에는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GDI)를 제안했고 지난해에는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올해 3월에는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GCI)를 각각 제안했다.
중국 외교부는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가 앞서 제안한 3개의 이니셔티브와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의 비전을 발전시키려는 중국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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