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방문 후 귀국길에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
트럭 150대 대기…도로 개보수 사정에 지원속도 결정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빠르면 20일(현지시간)부터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구호물자가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내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그는 우선 트럭 최대 20대를 통과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접경까지 가는 도로에 보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운송이 오는 20일까지는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기습으로 이스라엘이 보복 공습을 퍼부으면서 사실상 포화 속에 고립된 가자지구에 처음으로 외부 구호물자가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가자지구 남쪽 라파 검문소는 이집트로 이어지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로, 이스라엘의 봉쇄로 수일째 막혀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은 도로를 메꿀 것이다. 트럭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구멍을 채워야 한다"면서 "내일 8시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럭 20대가 "첫 분량"이며 모두 150대 정도가 대기 중으로, 나머지도 국경을 건널 수 있을지 여부는 "어떻게 진행될지"에 달렸다고 대통령은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18일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도 방문해 시시 대통령을 포함한 4자 회담을 할 예정이었으나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로 이슬람권 분노가 들끓으면서 회담이 불발됐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기내에서 시시 대통령과 30분 정도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주민이 식수와 전기 등이 끊긴 채 사실상 생지옥이 됐는데도 라파 검문소가 열리지 않는 것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무기 유입 가능성을 우려하는 데다 이집트 또한 가뜩이나 포화 상태인 난민 부담이 가중될까봐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최대한 많은 트럭이 확보되기를 바란다"면서도 "만약 하마스가 이를 몰수하거나 통과를 막는다면 그대로 끝날 것이다. 우리는 하마스에는 어떤 인도적 지원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빠르면 20일 미 의회에 이스라엘 지원으로 100억 달러(13조원)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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