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니치 보도…"정상회의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말도 나와"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한국 정부가 올해 안에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가운데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의 바쁜 일정으로 정상회의 조율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0일 4년 만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조율할 3국 외교장관 회의 일정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마이니치는 지난 7월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의 갑작스러운 경질 이후 외교를 총괄하는 공산당 요직과 외교부장을 겸임하게 된 왕 부장이 바쁜 것이 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마이니치에 "안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데 왕 부장 일정이 좀처럼 확보되지 않고 있다"며 3국 외교장관 회의 일정 조율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되면 박진 외교부 장관, 왕 부장,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일 대화는 보통 실무자 간 협의를 시작으로 외교장관 회의, 정상회의 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관례다.
마이니치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11월 부산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왕 부장 일정 조율이 난항을 겪으면서 전망이 불투명하며 정상회의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가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다음 달 26일 전후에 개최하는 방안을 중국과 일본에 타진했다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보도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고위급 회의(SOM)에서 3국은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의장국인 한국은 오는 12월 정상회의 개최를 양국에 타진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한 바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마지막으로 개최된 뒤 4년 가까이 중단됐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 부장은 7월 친강 전 외교부장 경질 이후 외교부장 자리도 맡게 되면서 일정이 빡빡해졌다.
그는 지난달 16∼17일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하고 이어 러시아로 건너가 1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회담했다.
이달에는 17∼18일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가했다.
왕 부장은 내달 미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이를 조율하기 위해 사전에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왕 부장의 바쁜 일정 등이 원인으로 작용해 지난달 13일 개각으로 취임한 가미카와 일본 외무상은 취임 후 한 달 넘게 왕 주임과 취임 인사를 겸한 통화나 회담을 못 하고 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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