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대출 의혹 민사재판장 "노골적 위반…준수 안하면 심각한 제재"
트럼프측 "선거웹사이트 게시물 안 지운 것 실수"…변호인 즉각 사과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기 의혹 민사재판 담당 판사가 자신의 명령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지키지 않았다며 계속 불이행시 구금 가능성을 언급하며 재차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이날 오전 재판에서 "비방 게시물 삭제 명령에도 불구하고 어젯밤 문제가 된 게시물이 웹사이트에서 삭제되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며 "이는 함구령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령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제재를 받게 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제재 미준수 시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구금에 처하게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NBC 방송은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 재산을 부풀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민사재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재판과 관련해 담당 판사인 엔고론 판사를 보조하는 재판연구관 앨리슨 그린필드가 한 공개 행사에서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그는 그린필드를 "척의 여자친구"라고 부르면서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이번 사건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이 알려진 뒤 엔고론 판사는 지난 3일 재판에서 모든 당사자에게 자신의 법정 직원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거나 게시물을 올리는 것을 금지하는 함구령을 내렸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재판연구관을 비방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즉시 삭제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면서 "이 명령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제재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법원의 통지를 받고 선거 웹사이트에 남아 있던 해당 게시물을 19일 밤 즉시 삭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은 "법원 명령으로 트루스소셜에 올렸던 게시물은 삭제했지만, 선거 웹사이트 게시물은 아무도 삭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감스러운 일이고 의뢰인을 대신해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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