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주식시장이 주간 기준 반등 한 주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급등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움직임과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로 고조된 중동발 긴장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성적표가 공개되고 있으나 악재에 다소 가려진 모습이다. 이번 주도 미국 금리와 중동의 유혈사태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0일 2,375.00으로 1주일 전인 지난 13일(2,456.15)보다 3.30% 하락했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코스피 2,400선을 내줬다. 앞서 전주는 1.97% 올라 4주 만에 주간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 주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4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개인도 1천4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6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근 한 달간 이어온 주식 매도세를 멈추고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하락 장세를 막진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1주일 전(822.78)보다 6.50% 떨어진 769.25로 마감해 낙폭이 두드려졌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면서 채권 금리를 끌어올린 것이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앞선 미국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지난 18일 공개된 미국 9월 소매판매 증가율마저 전망치를 크게 웃돈 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의 뉴욕경제클럽 발언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되면서 시중 금리를 자극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5%대로 올라서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고금리 장기화의 신호로 해석되는 데다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키웠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연 3.50%)를 만장일치로 동결했으나 내부에서 매파적 분위기가 강화된 것으로 해석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중동의 위기도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국제사회가 주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은 큰 소득 없이 끝났다.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가 중동 국가들의 여론을 들끓게 하면서 중재 시도는 불발됐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다소 늦춰졌으나 여전히 지상전 돌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제유가(WTI)는 한 주간 1.2% 올랐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제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악재에 민감해진 투자심리로 인해 증시 낙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언더슈팅(초과하락)시킬 수 있는 변수"라며 "이번 사태로 인한 주가지수 추가 조정은 하락 추세로의 전환이라기보다는 투매에 의한 단기 언더슈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23~27일)도 미국 금리와 중동의 전황에 따라 증시가 등락하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바닥을 다지기 위해 금리와 전쟁 노이즈가 완화되어야 한다"며 "전쟁은 유가에 주는 영향이 커 금리 상승 성격이 강하지만 불확실성 완화 시점을 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주도 금리 방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며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지 않아 경기지표에 따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미국 3분기 GDP(국내총생산)를 가장 유심히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와서 나스닥이 올라가면 국내 지수도 지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번 주는 이달 31일~내달 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이에 따라 증시의 관망 분위기가 우세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대준 한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연준 위원들 발언도 없고 특별한 이슈가 없지만 미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코스피 2,300~2,400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11월 1일까지는 관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채가 많지 않아 금리 충격에 취약하지 않은 종목 위주로 방어적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를 2,380~2,480으로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23일(월) = 한국 10월 1~20일 수출
▲ 24일(화) = 미국 10월 S&P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 25일(수) = 미국 9월 신규주택매매
▲ 26일(목) = 한국 3분기 GDP, 미국 3분기 GDP·9월 내구재 주문, 유럽중앙은행(ECB) 10월 통화정책회의
▲ 27일(금) = 미국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중국 9월 공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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