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지상전 안갯속…서방 연기 압박에도 네타냐후 "준비중"

입력 2023-10-26 12:19   수정 2023-10-26 12:57

가자지구 지상전 안갯속…서방 연기 압박에도 네타냐후 "준비중"
美언론들 "미,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 요청"
"미군 방어 미사일 배치까지 수일간 지상군 투입 미뤄달라"
실행 시기 미지수…"기습 단행" "이스라엘도 연기 동의" 엇갈린 관측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서방이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지상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혀 향후 지상군 투입 여부와 시기 등이 주목된다.

◇ "바이든, 네타냐후에 지상전 연기 요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지상전 연기를 '요청'(ask)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인질 석방을 위해 네탸냐후 총리에게 지상전 연기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No)"라고 답한 뒤 "그 사람들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라고 그에게 내비쳤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은 그의 결정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요구(demand)하지 않았다. 그것이 현실성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그에게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지상전 연기를 사실상 부탁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미 관리들을 인용, 바이든 행정부가 가자지구 지상전을 수일 동안 연기해달라고 이스라엘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 관리들을 비롯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의 연기 요구에 이스라엘 측도 현재로서는 동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집트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대규모 지상군 가자지구 투입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지상전 연기 압박에 힘을 보탰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가자지구 지상전이 민간인들을 위험하게 하고 이스라엘을 위한 장기적인 안보를 제공하지 않으며 인도주의 관련 국제법에도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 "미군 공격 우려…이르면 이주 말 방공 미사일 배치 마무리까지 수일간 연기 요청"
미국이 지상전 연기를 요청한 가장 큰 이유는 중동 일대의 미군을 로켓·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방공 미사일 체계와 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할 시간을 가지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라크·요르단·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아랍에미리트(UAE) 등지의 미군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포대 1개와 패트리엇 미사일 약 10개 대대의 배치를 서두르고 있으며, 이르면 이주 말 배치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상전을 미루도록 이스라엘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중동 일대 미군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등 공격이 잇따르자 이 같은 방공 전력을 배치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7∼18일 이라크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시리아 알탄프 기지가 친(親)이란 민병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병사 21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받은 미사일·드론 공격은 최소 13건에 이르며, 이에 따라 미국인 계약업자 1명이 숨지고 미군 드론 1기가 부서졌다고 미 관리가 말했다.
19일에는 홍해에서 미 해군 구축함 카니호가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순항미사일 3기와 드론들을 요격(격추)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 관리들은 미군에 대한 위협이 미국에는 최대 우려 사항이라고 WSJ에 말했다.
미국은 또 대량의 인명피해를 낳을 시가전 상황을 가능한 한 피하고 인질 석방 협상과 민간인들을 위한 구호물자 반입 등을 위해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지상전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WSJ도 미국과 유럽 각국이 이스라엘에 하마스 공격의 진도를 늦추는 것이 민간인 피해를 줄이고 지상전 뒤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 방향이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네타냐후는 "지상전 준비 중"
하지만 이런 서방의 압박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우리는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과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하레츠 등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TV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전망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은 말할 수 없지만, 시점은 전시내각의 만장일치 합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날 앞서 이스라엘이 미국의 요청으로 지상 공격을 미루기로 결정했다는 WSJ의 보도 직후 나온 발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측에 정보를 주지 않기 위해 지상전을 "언제, 어떻게, 얼마나 큰 규모로 할지 설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고려 중인 모든 사항을 세부적으로 밝히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과 관련한 이스라엘 내 논의는 극도로 유동적인 상태라고 WSJ은 전했다.
과거 이스라엘 당국은 지상전을 보류한다고 밝혀 하마스를 방심하게 한 뒤 지상전을 기습적으로 단행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관리들은 지상전을 연기하면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에서 방어를 준비할 시간을 준다는 우려에도 현재로서는 연기에 동의했다고 미 관리들이 WSJ에 말했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