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시 대통령, 네타냐후 발표에 즉각 반발…중동 전역 확전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란은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사실상 지상전 단계에 들어간 이스라엘을 상대로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정권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것이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들은 이스라엘에 전방위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대립각을 끌어올렸다.
라이시 대통령의 이번 경고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연달아 한밤중 폭격을 퍼붓고 탱크와 병력을 진격시키면서 사실상 지상전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고 선언하면서 중동 지역으로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또 "미국은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에 메시지를 보냈으나 전쟁터에서 분명한 응대를 받았다"라고도 했다.
'저항의 축'은 이란의 지원 아래 부상한 중동 내 반서방·반이스라엘 성향 국가와 무장세력들의 동맹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중동 무장 단체들이 최근 시리아와 이라크의 미군 기지를 잇달아 공격한 것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보인다.
러시아 타스 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이란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인터뷰에서 라이시 대통령은 중동의 이란 대리 세력이 "독립적"이며 "이란 정부로부터 어떠한 명령도 받지 않는다"며 "이란 대리인들에 의한 (미군) 공격은 이란이 미국으로부터 받은 메시지에 대한 응답으로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군 기지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잇달아 받았다.
이에 미군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명령으로 보복 공격에 나서 지난 27일 새벽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시리아 동부 지역 시설 2곳을 공습한 바 있다.
라이시 대통령의 이번 경고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연달아 한밤중 폭격을 퍼붓고 탱크와 병력을 진격시키면서 사실상 지상전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고 선언하면서 중동 지역으로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민간인 피해와 확전 우려에 이스라엘에 전면적인 지상전을 재고하도록 압박했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파괴한다는 당초 목표를 앞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사실상 지상전 국면에 돌입하자 아랍·이슬람권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이날 "이스라엘이 어제 유엔 결의에 추가 폭격과 파괴로 응답했다"며 아랍연맹에 긴급 정상회담 소집을 요구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