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개전 직전 대비 약 11% 하락…셰켈 가치 2012년 이후 최저
JP모건, 4분기 경제성장률 전분기 대비 11%↓…올해 전망치 2.5%로 하향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와의 전쟁으로 이스라엘 주가지수와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실물 경제상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 경제의 회복력을 극한까지 시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스라엘 증시의 TA-35 지수는 개전 직전인 5일 종가 대비 11%가량 빠진 상태다. 달러 기준으로는 16% 하락했고 250억 달러(약 33조 7천억원) 가까운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이스라엘 통화인 셰켈 가치는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셰켈/달러 환율은 4셰켈을 넘어섰다.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군이 전쟁을 위해 예비군 35만명을 동원했는데 이는 전체 노동력의 8%가량에 해당한다. 이번 전쟁으로 피란 중인 이스라엘 인구도 12만명 이상으로 전해진다.
학교·사무실·건물 등이 텅텅 비고 기껏해야 하루 몇시간 정도만 운영되는 만큼, 현재의 셧다운 상황을 코로나19 확산 당시에 비견하는 경우도 있다.
개전 2주가 지났을 당시 인력 부족 등으로 제조업체가 공장을 완전히 가동하는 경우는 12%에 불과했다는 한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일부 건설 현장에서는 공사가 재개됐지만 인력 부족에 직면했다. 이스라엘 건설현장은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정부 세입의 6%가량을 차지하는 건설·부동산 부문이 멈춰서면서 정부 세수 부족 및 주택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소비에도 타격이 큰 상황이며, 개인소비 규모는 올해 평균 대비 3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는 민간기관의 조사도 나왔다.
이스라엘 은행 미즈라히 테파호트는 예비군 동원과 경제 마비 등으로 인해 이스라엘 정부가 한달에 25억 달러(약 3조3천억원)가량의 부담을 져야 하고,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여파가 커질 것으로 봤다.
투자은행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전쟁 여파로 이스라엘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이 3분기 대비 11%(연율) 쪼그라들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놨다. 당초 1.5% 감소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것이다.
JP모건 측은 올해 이스라엘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전년 대비)에서 2.5%로 하향했다.
JP모건 측은 2006년과 2014년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과 비교해 이번 전쟁의 여파가 훨씬 크다면서도, 충돌 규모·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경제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이스라엘 경제의 타격을 측정하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보기도 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올해 재정 적자가 기존 목표치 1.1%를 넘어서는 3.5%로 치솟을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비롯한 3대 국제 신용평가사 모두 이스라엘의 신용등급 하락에 대해 경고한 상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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