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페그제' 홍콩·중동도 금리 현상 유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상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달러 페그제 시행 국가들이 이를 따르고 영국 등도 이번 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5.25~5.50%로 유지하기로 했다.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후 홍콩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2일 기준금리를 5.7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국 통화 가치를 미 달러화에 연동하는 방식의 고정환율제(달러 페그) 채택 국가들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따라서 올려야 하는 구조다.
홍콩은 달러당 7.75∼7.85홍콩달러 범위에서 환율을 유지하는 달러 페그제를 시행 중이다.
달러 페그제를 채택한 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도 잇따라 금리 동결 방침을 밝혔다.
2일 금리 결정을 앞둔 영국과 말레이시아 등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15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에서 동결하고 조만간 인하할 계획이 없다고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 결과 1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한 차례 동결했던 BOE가 이번에도 현상 유지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영국은 선진국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심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 경고음이 울리면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BOE로서는 미 연준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한 점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3%로 3회 연속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 2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원이 말레이시아의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중동 정세 불안 등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국내 정치적 반발 등도 동결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노르웨이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집트도 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있다.
반면 브라질은 1일 3회 연속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12.25%로 낮췄고, 다음 회의에서도 같은 폭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그러면서도 부정적인 세계 전망에 따라 통화정책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장기물 국채금리 상승으로 세계적인 유동성 부족, 강달러,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일본은 지난달 31일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되 시장 동향에 따라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단기금리는 계속해서 -0.1%로 동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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