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마지막 희망' 된 라파 통행로의 굴곡진 역사

입력 2023-11-02 12:53   수정 2023-11-02 12:58

[이·팔 전쟁] '마지막 희망' 된 라파 통행로의 굴곡진 역사
1982년 이스라엘-이집트 평화협정 계기로 개방…전쟁 전에도 통행 엄격 제한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격화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통행로가 '생명길'이자 '마지막 희망'이 되고 있다.
가자지구에 있던 외국 여권 소지자와 부상자들은 전쟁 발발 25일 만인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건너갔다.
라파 검문소는 지난달 21일부터는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품 트럭이 지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고 있다.
가자지구 최남단에 있는 라파 통행로는 이집트 북쪽 시나이반도와 접해 있다.
이곳은 가자지구로 연결되는 통로 중 유일하게 이스라엘이 통제하지 않는 곳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뒤 에레즈 교차로, 케렘 샬롬 등 가자지구로 향하는 다른 통로를 폐쇄하고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CNN,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라파 통행로의 역사는 1982년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평화 협정을 체결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 협정을 계기로 1967년부터 점령하던 이집트 영토에서 철수한 뒤 라파 통행로를 개방해 물자의 이동 등을 관리해왔다.
이후 2005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정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면서 유럽연합(EU)이 이집트 당국과 협력해 라파 통행로를 잠시 관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해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뒤 2007년 가자지구를 점령하자 이스라엘은 이 지역 봉쇄에 나섰고 이집트도 라파 통행로를 엄격하게 통제했다.
여기에 2008년 무장 세력에 의해 라파 인근 이집트 국경의 요새가 폭파돼 가자지구 주민 최소 5만 명이 식량, 연료 등을 구하려 이집트로 몰려드는 일이 벌어지면서 라파 통행로에 대한 관리도 한층 강화됐다.
이집트는 이전부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을 이집트로 떠넘겨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좌절시키려 한다며 난민 수용을 거부해왔다. 또 무장 조직원들이 난민들 속에 섞여 들어와 자국 치안을 위협할 가능성도 우려해왔다.



실제로 그간 가자지구 주민이 라파 통행로를 통과하는 데 엄격한 제한이 따랐다고 BBC는 보도했다.
라파 통행로를 이용하기 2∼4주 전 현지 당국에 이를 보고해야 하며, 이집트 당국은 이유 없이 라파 통행로 통과를 거부할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CNN도 하마스 측 출국 허가와 이집트의 입국 허가를 받은 가자지구 주민만이 이집트 국경을 넘을 수 있었으며 최소 30일에서 최대 3개월까지 걸렸다고 현지 주민을 인용해 보도했다.
외신은 지금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라파 통행로가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지고 있다면서도 이곳을 통해 들어오는 구호품만으로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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