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전 정상회의…영 총리 "AI 위험, 팬데믹·핵전쟁 급일수도"
유엔 사무총장 "AI 위험 막을 전략, 유엔 헌장 기반해야"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와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새로운 첨단 모델 출시 전에 안전성을 시험하기로 합의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일(현지시간) 'AI 안전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AI 기업들과 함께 기념비적 합의에 이르렀다"며 "새로운 AI 모델이 출시되기 전에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1∼2일 블레츨리 파크에서 주요국 정상급 인사와 AI 관련 세계적 선도 기업의 고위급, 학계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AI 안전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AI 안전과 관련해서 머리를 맞댄 첫 기회다.
영국 정부는 이날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한국, 일본 등 국가의 대표들과 구글 딥마인드,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의 기업 대표들이 차세대 AI 모델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데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은 지난주 AI 안전 연구소 설치를 발표했고 미국도 전날 비슷한 기관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회의 첫날엔 참석했지만 이 논의가 이뤄진 둘째 날엔 초청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또 첨단 AI 관련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과학의 상태' 보고서를 발간키로 했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이날 회의 참석 전 기자들에게 AI로 인한 혜택이 있지만 한편으론 위험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나 핵전쟁만큼이나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더들은 사람들을 보호하는 조처를 할 책임이 있으며, 그게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AI 위험을 막기 위해 단합되고, 지속적이며, 세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며, 이는 유엔 헌장과 세계인권선언에 기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과학계가 독립적으로 AI 시스템을 평가할 수단을 갖춰야 하고, AI 관련 국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제 발생 시 신속 보고, 대응하는 표준 절차와 국제 경보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날 회의에는 커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프랑스·독일·호주의 정상급이 마주 앉았다.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회의 첫날엔 첨단 AI의 위험이 파국적일 수 있으며,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블레츨리 선언'이 공개됐다.
이는 AI 안전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첫 협력 선언으로, 미국, 중국, 한국 등 28개국과 EU가 동참했다.
이번 회의에 중국 참석은 계속 논란이 됐다.
중국은 우자후이 과학기술부 부부장(차관)이 대표로 참석해서 공동 선언에 동참했으나 둘째 날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소그룹 논의에선 초청받지 않았다.
수낵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 초청에 관해 AI 관련 핵심 플레이어들을 한데 모으는 영국의 능력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회의를 성사해서 국제사회에서 AI 안전성 논의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해왔다.
수낵 총리는 동맹들도 중국 참석을 지지했으며, 중국과 함께 달성한 것에 기쁘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 협력하면서도 위험에서 보호하려는 정부 정책에 따라 행사 일부에만 초청하는 것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AI 안전 정상회의에서 눈길을 끈 인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다.
그는 이날 저녁엔 영국 총리실에서 수낵 총리와 대담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 내년 5월 영국과 공동으로 AI 미니 정상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미니 정상회의는 1년 뒤 프랑스에서 열리는 2차 정상회의에 앞서 1차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 상황을 중간 점검하는 목적의 회의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