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말레이 등과 안보협력 강화 논의 겨냥 "아세안 분열 악화" 경고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안보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자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가 남중국해의 긴장감을 높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6일 전문가 분석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기시다 총리의 필리핀, 말레이시아 방문은 안보력 구축과 군사력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무역 협력이 아닌 중국의 팽창을 염두에 둔 안보협력 강화가 기시다 총리의 방문 목적이라는 것이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이 매체에 "기시다의 방문은 남중국해 두 나라가 중국에 도전하도록 하고 이 국가들이 대만 문제에 서서히 개입하도록 하는 동시에 미국이 '아시아의 나토' 예비 회원국을 선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필리핀과 달리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은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일본의 행위는 아세안의 분열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필리핀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
신문은 특히 일본과 필리핀이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기로 하는 등 양국 관계가 사실상 '준동맹' 수준으로 격상된 점에 주목했다.
필리핀에서 외국 부대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RAA가 있으면 훈련할 때 신속하게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에 "양국이 RAA에 서명한다는 것은 일본 자위대의 입국 절차가 간소화되고 자위대가 무기와 탄약을 필리핀으로 운송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일본과 필리핀의 정례적인 군사 훈련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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