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체도 우호적인 北관광 경험담 소개…"내년부터 가능" 전망도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지난 9월 정상회담을 연 북한과 러시아가 교류·협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코로나19 사태 후 중단한 관광 재개를 추진하자 러시아 내에서도 구체적 이행 일정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렌타루와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 등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는 정상회담 개최 후 군사 분야를 비롯해 여러 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중단한 양국 관광을 공식적으로 재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북러 정상회담 개최 후인 지난달 중순 북한을 찾았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방문 기간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북한을 휴가지로 추천하겠느냐"는 북한 기자 질문에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북러 양국이 교류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북한이 2020년 1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했던 국경을 약 3년 8개월 만에 제한적으로 개방하자 러시아 현지 여행사에는 북한 관광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여행을 가려면 북한 당국이 승인한 다수 여행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관광객들은 프로그램에 따라 북한에 4~15일 머물며 주요 명소를 둘러보고 북한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다.
2018~2019년 북한을 찾은 러시아인은 모두 6천129명으로, 이 가운데 1천500명이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전 북한 관광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며 "지금도 북한 관광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아 매일 문의 전화가 걸려 온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으면 우리는 (북한) 관광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러시아 매체들도 북한 관광 재개 전망과 대체로 우호적인 내용의 북한 관광 경험담 등을 소개하는 기사 등을 보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현지 여행 블로거는 렌타루에 "실제 여행을 해보면 온라인 등에서 본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 대부분은 사실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며 "관광객들은 더 이상 국경에서 휴대전화를 빼앗기지 않으며, (북한당국이) 원하지 않는 내용을 촬영하는 것도 금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러시아 내에서 북한 관광 재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지만, 실제 북한이 언제쯤 외국 관광객들에게 국경을 개방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북한 관광 전문업체는 내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북한 여행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매체는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북한으로의 여행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열린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교류·협력 방안들을 체계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이달 중 북한에서 양국 정부 간 위원회 회의를 열 예정이어서 이 회의에서 양국 관광 재개 시기의 윤곽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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