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밀려난 우크라전…젤렌스키 'F 욕설' 쓰며 푸틴 맹비난

입력 2023-11-06 16:05   수정 2023-11-07 15:58

관심 밀려난 우크라전…젤렌스키 'F 욕설' 쓰며 푸틴 맹비난
美NBC 인터뷰서 "망할(f******) 테러리스트 푸틴" 언급
타스통신 "젤렌스키, 내년 3월 대선 실시키로…준비 지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 도중 욕설까지 사용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테러리스트라고 맹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NBC방송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영어로 "우리는 이 망할(f******) 테러리스트 푸틴에게 자유를 넘겨줄 준비가 안 됐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싸우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무엇이 당신을 계속 나아가게 하느냐'라고 묻자 "힘과 에너지가 넘친다고 해서 평생 싸우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대가가 너무 크다. 전쟁은 최고의 영웅, 남자, 여자, 아이들을 데려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향해 영어로 내뱉은 욕설은 영상에서는 '삐' 소리로 묵음 처리됐다.
그는 미국 및 유럽연합(EU)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평화협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어떤 대화도 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테러리스트를 믿을 수 없다. 그들의 말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미국은 내가 테러리스트와 대화할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자랑스럽다면서도 방공망 없이 방어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지속해 공중을 지배하고 있으며 방공 시스템이 없으면 우리의 진군은 느리다"고 말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관심과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승인해야 하는 기한이 언제인지를 질문받자 "우리에게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그저 시간을 잃고 있을 뿐이다. 시간은 매우 값비싸므로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년 봄 대선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우크라이나 대선이 예정대로 치러질지 주목된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6일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곤차렌코 의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곤차렌코 의원은 "내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고 행정부에 내년 3월 31일로 예정된 대선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년 봄으로 예정된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3일 밝힌 바 있는데 이와 배치되는 발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3월 31일 임기 5년의 대통령에 당선돼 같은 해 5월 20일 취임했다.
우크라이나 헌법상 대통령 선거일은 임기 5년 차 3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이 규정대로라면 내년 3월 31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계엄령을 발동한 상태로, 이에 따라 각급 선거가 유예돼 있다.
다만 미국 등 서방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며 대선을 치르라는 압박이 크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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