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재 금융공작회의 후 장훙리 전 공상은행 부행장 조사
올해 낙마한 8번째 금융계 인사…올초부터 '사정 태풍'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사정 당국이 중앙금융공작회의 직후 금융계 '호랑이 사냥'을 재개했다고 홍성신문이 6일 보도했다.
공산당 중앙 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는 지난 4일 장훙리 전 공상은행 부행장을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31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금융공작회의는 "금융계의 혼란과 부패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감독 및 관리 능력이 취약하다"고 지적한 뒤 "금융 분야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7년 시작돼 5년마다 열리는 중앙금융공작회의는 금융 산업의 리스크를 점검하고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는 중요 회의다.
장훙리는 올해 40번째로 이뤄진 호랑이 사냥이자 금융계의 8번째 호랑이 사냥이라고 홍성신문은 전했다.
중국에서는 전·현직 고위 관료가 부패 혐의로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올라 낙마하는 것을 호랑이 사냥이라고 부른다.
통상 조사 대상에 오른 인물은 기율감찰위가 부패 혐의를 입증할 물증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로, 기율감찰위 조사를 거친 뒤 인민검찰원으로 이송돼 사법 처리되는 수순을 밟는다.
1965년생인 장훙리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각각 석사 학위를 딴 뒤 귀국해 골드만삭스 아시아 총괄 겸 베이징 대표처 수석 대표, 도이치 은행 중국유한공사 회장 등을 거쳐 2010년 중국 최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의 부행장으로 임명됐다.
이는 외국계 투자은행 임원이 중국 4대 국유은행 부행장에 오른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그는 2018년 공상은행 부행장에서 물러난 뒤 중국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중국계 국제 사모펀드 업체인 허우푸투자의 이사장을 맡아 활동해왔다.
장훙리의 낙마에 앞서 지난 9월에는 류리셴 전 공상은행 기율위원회 서기가 중대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올라 낙마했다.
홍성신문은 이들의 연쇄 낙마에 주목하며 동일한 부패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앙기율위원회는 올해 1월 제2차 전체 회의를 열어 금융계와 국유 기업, 정치·법률, 곡물 구매·판매 등 권력과 자본, 자원이 집중된 곳에 부패가 만연하고 있다며 이들 분야에 대한 고강도 사정을 예고했다.
이후 이들 분야에 사정 태풍이 몰아쳐 전현직 거물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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