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교훈에 공격적 주문 확대…수요 감소 탓에 주문↓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간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까지 중단해야 했던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이번에는 반도체 재고 증가에 고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자동차에 사용되는 핵심부품인 반도체 주문이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부족 사태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핵심부품인 반도체 주문량을 줄인 후폭풍이었다. 일부 업체는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정도로 극심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도요타는 중국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포드와 혼다 등 주요 업체들도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원활한 신차 생산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중고차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자동차 1대에는 엔진 작동과 연료분사 시스템을 비롯해 전·후방 충돌 방지 기능이나 터치스크린까지 100여 개의 반도체가 사용된다.
이후 자동차 업계는 비슷한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실제 자동차 생산과는 별개로 공격적으로 반도체 재고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의 경우 PC나 가전제품 생산업계의 반도체 주문은 8%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도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주문량은 오히려 16%나 증가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의 수요 둔화 등 자동차 업계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시장 상황이 전개되면서 이제는 반도체 재고를 걱정하게 될 처지가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업체인 NXP의 경우 올해 3분기 자동차 업계 매출이 5% 미만에 그쳤다.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저조한 증가율이다.
또한 지난해 자동차 반도체 매출은 25% 상승했지만, 올해에는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NXP는 "내년 2분기가 돼야 자동차 업계가 보유한 반도체 재고가 소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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