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아파트 40대보다 30대가 더 샀다…2019년 이래 처음

입력 2023-11-12 07:03  

올해 전국 아파트 40대보다 30대가 더 샀다…2019년 이래 처음
1∼9월 매입 비중 30대 27.1%, 40대 25.9%…통계 조사 이래 첫 추월
서울·수도권 이어 지방도 30대 비중 확대…아파트 선호현상 두드러져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올해 3분기까지 전국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30대의 거래 비중이 2019년 관련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40대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등 수도권에 이어 전국 기준으로도 아파트 매매 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 40대에서 30대로 이동한 것이다.



12일 연합뉴스가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전국 아파트 거래 신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거래된 총 31만6천603건의 매매 거래 가운데 30대가 사들인 건수는 8만5천701건으로 전체의 27.1%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연령대별 거래량 중 가장 많은 것으로, 40대의 매입 비중 25.9%(8만2천77건)를 웃도는 것이다.
전국 아파트 1∼9월 거래에서 30대 매입 비중이 40대를 넘어선 것은 정부가 연령대별 거래 현황을 공개한 2019년 1월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1∼9월의 전국 아파트 거래 비중은 30대가 22.4%, 40대가 24.0%로 40대가 더 컸다.
연간 거래량으로도 2019년 이후 매년 40대 거래 비중이 컸으나, 올해 들어 처음 30대가 역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30대의 매입 비중은 22.4%, 40대는 24.1%다.
아파트 시장에서 30대의 약진은 서울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의 30대 매입 비중은 2019년 연간 28.8%로 40대(28.7%)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다가 집값이 다락같이 오르며 30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이 나타난 2021년에는 30대(36.4%)와 40대(26.4%)의 격차가 10%포인트나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30대 고학력 도시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와 아파트 선호 현상 외에도 아파트값 상승기에 청약가점제 물량 확대 등 청약 규제 강화로 30대의 아파트 당첨이 어렵게 되자 일반 매매 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린 영향이 크다.
그러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젊은 '영끌족'들이 주택 구매를 줄이며 30대와 40대의 격차(각 28.3%, 23.6%)가 4.7%포인트로 감소했다가, 올해 1∼9월에 다시 4.9%포인트(30대 33.5%, 40대 28.6%)로 소폭 확대된 모습이다.
경기도는 2020년까지 40대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2021년부터 역전돼 30대와 40대의 격차가 지난해 3.4%포인트(30대 27.3%, 40대 23.9%)에서, 올해는 1∼9월까지의 격차가 4.3%포인트(30대 30.3%, 40대 26.0%)로 커졌다.
광역시 가운데 부산과 대구 등은 올해 들어 30대의 매입 비중이 작년보다 커졌고, 대전은 지난해 40대의 비중이 30대보다 컸으나 올해는 근소한 차이로 30대가 앞섰다.
지방에서는 제주도가 지난해까지 40대의 매입 비중이 가장 컸지만,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대(28.7%)의 매입 비중이 40대(26.8%)를 추월했다.
경북·경남·충남·충북·강원 등지는 올해도 40대 비중이 30대보다 컸으나, 그 격차는 작년보다 축소됐다.
30대의 주택 구매력은 아파트와 단독·연립 등을 포함한 주택 전체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1∼9월 전국 주택의 30대 매입 비중은 23.3%로 50대(22.6%)보다 컸고, 40대(23.8%)와의 격차도 0.5%포인트로 작년(2.9%포인트)보다 줄었다.
서울 주택은 2020년부터 30대 매입 비중이 40대보다 컸다.
전문가들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대출 혜택과 전세사기 여파로 청년층의 아파트 선호 현상이 확대되며 주택시장에서 30대의 영향력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실장은 "소득이 높은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지방도 점차 30대의 주택 매수가 늘면서 주택 거래량과 가격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와 주택 사업자들도 이에 맞는 정책과 사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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