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번 주 지구촌의 시선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쏠릴 전망이다. 하이라이트는 오는 15∼17일(현지시간) 열릴 정상회의다. 이 회의에는 의장국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21개 회원국 대부분의 정상이 참여할 예정으로 회원국 간 다양한 양자 회담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정상회의 참석차 2박4일 일정으로 방미한다.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오는 15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이다. 작년 11월 발리회담 이후 두 번째로 만나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이 미중관계를 반전시킬 계기가 될지 관심이다. 일단 회담 전 신호는 나쁘진 않다. "우리의 목표는 미중관계를 안정화하고, 일부 오해를 제거하며, 새로운 소통선을 여는 것"(미 고위당국자), "중미 관계의 전략성, 전면성, 방향성 문제와 함께 세계 평화와 발전에 관련된 주요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소통할 것"(중 외교부) 등의 언급이 나오고 있다. 제한적이나마 구체적인 합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만해협, 남중국해, 공급망 문제 등을 둘러싸고 지난 수년간 양보 없는 경쟁 속에 갈등을 거듭하며 악화한 미중관계가 다소나마 해빙 조짐을 찾는다면 경제·외교·안보 측면에서 한반도에 미칠 영향도 작지 않을 것이다.
미중 두 나라의 현안이 적지 않지만, 한반도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북한의 대러 무기 지원과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지원 조짐 등 북러 군사협력에 실질적인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다.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 북한의 이어지는 도발도 억제해야 한다. 남북 및 북미 대화가 꽉 막힌 상황에서 외교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중국은 여전히 실질적인 대북영향력을 가진 몇 안 되는 나라다. 미중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견인하는 계기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미 간 긴밀한 사전협의를 통해 공동의 대중 전략을 공유하고 다듬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번 APEC 회의 기간 윤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주목된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작년 11월 발리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계기 때 이뤄진 첫 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 만남이 된다. 바이든·시진핑 회담에서 미중관계가 안정화 계기를 마련한다면 한중관계 역시 개선의 공간이 넓어지게 된다. 이를 계기로 시 주석의 방한 문제 등 한중관계 개선 및 고위급 교류의 논의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금주 APEC 회의장 안팎에서 이뤄질 대형 외교이벤트를 앞두고 우리 정부의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외교활동이 집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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