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애초 전쟁하려 작심…유화적 태도로 속이며 1년 준비"

입력 2023-11-13 11:48   수정 2023-11-13 17:12

"하마스, 애초 전쟁하려 작심…유화적 태도로 속이며 1년 준비"
"주요도시 포함 2단계 계획 추진…체계적 정보 수집"
"팔레스타인 고통으로 지역 불안정, 세계적 분노 야기 목표"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미 1년 전부터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치밀하게 준비했으며, 유화적 태도로 이스라엘을 기만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서방과 중동의 정보 분석가들은 지난달 7일 사망한 하마스 무장세력으로부터 확보한 각종 장비 및 자료 분석 결과, 포로 심문 결과를 토대로 이번 공격이 단순한 인질 납치를 넘어 추가 공격까지 의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가자지구에서 동쪽으로 30여㎞,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중간 지점인 오파킴까지 침투한 공격팀은 서안지구까지 침투하기 위한 의도를 담은 정찰 정보와 지도를 갖고 있었다.
일부 세력은 수일간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식량과 탄약, 장비를 보유하고 있었고, 첫 번째 공격이 성공할 경우 이스라엘 대도시를 추가 공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정보 당국자들은 전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그들은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와 군사 기지를 포함한 2단계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자들은 이 같은 공격 계획이 이미 1년 전부터 추진됐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지상 및 지하 군사 훈련을 진행하는 한편, 이스라엘의 인구 밀집 지역과 군사기지를 면밀히 조사해 잠재적 목표물을 설정했다.
정찰 드론을 활용해 가자지구 장벽으로부터 수㎞ 거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근로 허가를 받아 이스라엘에 입국한 일용직 노동자로부터 정보를 획득했다.
이스라엘의 웹사이트는 물론 현지 업체의 부동산 정보, 소셜미디어 게시물도 정보 수집에 활용됐다.
전직 연방수사국(FBI) 대테러 담당관으로서 보안 컨설팅업체 수판 그룹의 창립자 알리 수판은 정보 수집이 매우 정교하진 않지만 체계적이었다면서 "감옥에 있으면 교도소 보안 시스템을 연구하게 된다. 그것이 하마스가 16년 동안 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는 한편 기만술을 펼치며 공격 의도를 숨겼다.
하마스 돌격부대의 공격 방법과 장소 등 계획은 소수의 군사 엘리트를 제외하고는 하마스 정치 지도부에게도 사전에 공유되지 않았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나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번 계획을 미리 알지 못했다.
이번 공격을 모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하마스 군사 지도자 예히와 신와르는 히브리어에 능통한 데다 이스라엘 정치와 문화에 박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자들은 2021년 이후 이스라엘과 충돌을 피했으며, 동맹인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가 이스라엘과 교전할 때도 개입을 자제했다.
심지어 하마스 관계자들은 PIJ의 정보를 이스라엘에 전달하기도 했다.
헤즈볼라 및 서안지구 등지에서의 충돌은 물론 내부 정치 불안에 시달리던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이 같은 유화 메시지에 하마스의 위협을 과소평가하게 됐다고 WP는 지적했다.
정보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대대적 반격을 분명히 예상했음에도 이번 계획을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격의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중동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 하마스의 진짜 목표라는 것이다.
하마스 정치위원 겸 대변인인 가지 하마드는 레바논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순교자들의 나라로 불린다. 우리는 순교자들의 희생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한 바 있다.

대테러 전문가들과 정보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팔레스타인의 새로운 저항세력을 일으키고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를 방해하는 대가로 그런 희생을 감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는 "그들은 다음 날 가자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매우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며 "그들은 가자지구에 있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희생하면서 지하드 역사에 자신들의 자리를 사려 했다"고 말했다.
미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의 리타 카츠 공동 창립자는 "하마스에 팔레스타인의 고통은 그들이 이용하려는 불안정과 세계적인 분노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현 지도부가 파괴되더라도 하마스와 추종자들은 10월 7일을 승리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분쟁에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의심할 여지 없이 성공했다"며 "하마스는 즉시 자신들이 아닌 이스라엘에 초점을 맞췄고 많은 이들은 이미 10월 7일을 잊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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