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차관보 출신 듀스터버그, 미중정상회담 앞두고 WSJ에 기고문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유화정책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강경론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의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토머스 듀스터버그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미·중 관계에 대한 기고문을 게재했다.
상무부 차관보 출신인 듀스터버그 선임연구원은 "지금껏 중국에 당근을 줘서 효과를 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달래는 방식으로는 중국의 외교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듀스터버그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최소한 4개의 채찍이 있다"며 강경책으로 중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 2개의 전쟁 때문에 외교·군사자산이 소모되는 상황이지만, 중국이 최근 경제 성장 저하 등 거시경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한다면 압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첫 번째 채찍으로는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의 불법 거래와 관련된 중국 은행에 대한 과감한 금융제재를 들었다.
지금껏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 협상과 중국의 보복 가능성 때문에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과감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듀스터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밀어붙였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중단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 금지를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의 소셜미디어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인의 정보를 수집해 중국 공산당에 넘긴다는 의혹을 받는 틱톡에 대해 동일한 대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듀스터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향후 중국에 경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것도 '채찍'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자본투자 제한을 확대하는 방안도 중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듀스터버그는 "중국은 현재 국내적으로 여러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제대로 미국의 입장을 전달한다면 시 주석도 최소한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지지 입장에 대해선 재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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