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복합위기시대, 3국 협력 중요"…블링컨 "3국 함께할 일 많아"
미중정상회담 앞두고 관련 의견교환 여부 주목
(샌프란시스코·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김동현 특파원 김효정 기자 = 한국과 미국, 일본은 14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국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이날 APEC 정상회의(15∼17일)가 열리는 회의장인 모스코니 센터에서 만났다.
세 장관의 만남은 지난 9월 말 유엔 총회 계기에 뉴욕에서 3자 회의를 한 지 2개월 만이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섯 번째다.
3국 장관들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합의 사항 이행을 점검하고,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이뤄진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제공과 그 대가로 북한이 획득할 것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의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3국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러 군사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국제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긴밀한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박진 장관은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엄중한 입장과 우려도 강조했다.
3국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3국 안보협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한 핵·미사일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공조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회담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요 지역 및 국제적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3국 장관은 하마스의 지난달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하고 조속한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민간인 보호를 위해 국제법이 철저히 준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3국은 내년부터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만큼 북한 문제는 물론 다양한 지역·글로벌 도전 대응에 더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 후 보도자료에서 3국 장관이 중동 상황, 북한의 러시아 침략 전쟁 지원 등 역내를 갈수록 불안정하게 하는 북한의 행동, 3국간 경제협력 확대의 중요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3국 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의 성과를 기반으로 역내 안보 강화와 경제 번영 촉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진전을 위한 한미일 3자 노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3국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인태 지역을 무대로 한 공조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3국 국가안보실장 회동과 첫 인도·태평양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박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3국이 구체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인태 지역 내 공조 차원에서 오는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을지 주목된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세상을 둘러보면 우리 3국이 함께 할 일이 참 많다"며 3국간 협력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3자 협력이 지난 8월의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특히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3국 정상 간 합의가 하나하나 결실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복합위기(poly-crisis) 시대에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고, 유사 입장을 가진 국가간 협력을 강화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가미카와 외무상도 "오늘 우리는 중동 상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 북한을 비롯한 인도·태평양에서 도전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자유롭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3국 간 전략적 공조"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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