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대규모 親이스라엘 집회…참가자들 "인질들 집으로"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정부는 전화(戰火)에 휘말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독립적인 제3자 주도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병원들을 이스라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한편 하마스가 병원을 지휘부로 사용하고 병원 내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쓰는 것을 중단하길 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독립적 제3자, 존경받는 제3자가 (가자지구 병원 환자를) 대피시키는 방안을 지지할 것이며, 이스라엘 정부도 그런 조치를 지지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우리는 그 문제를 놓고 많은 인도주의 단체 및 제3자와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하마스가 환자들이 병원에서 대피하도록 허용할 것인가, 환자들을 계속 '인간방패'로 쓸 것인가가 문제"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적절한 조치는 (병원내) 아기들과 다른 취약계층이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대피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일부 병원 안에 지휘통제소를 운용하고, 무기를 비축하는 한편, 환자들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도 이스라엘과 같은 판단을 하고 있음을 14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부 브리핑에서 밝혔다.
반면 하마스는 이 같은 지적을 부인해왔다. 하마스는 병원 안에 환자와 민간인들이 고립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일부는 이스라엘의 폭격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내셔널몰에서는 유대인들을 중심으로 수만 명의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인질의 석방 등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가족이나 친척이 인질로 붙잡힌 사람들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사연을 소개하면 다른 참가자들은 "그들을 돌려 보내라"(bring them home)는 구호를 일제히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 많은 참가자는 손에 이스라엘 국기를 들거나 망토처럼 걸쳤고, 유대인 전통모자인 '키파'를 쓰는 등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또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중량급 정치인들이 단상에 나란히 올라 연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평화로운 집회 진행을 돕고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 전날부터 집회 장소인 내셔널몰 주변 일부 도로를 아예 차단했으며 현장에 기마경찰을 비롯해 수천 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워싱턴 D.C. 도심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대규모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열린 바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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