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탁 부회장, 우크라 현지서 미콜라이우州 주지사와 MOU
포스코·포스코A&C 등 그룹 역량 결집해 공장 신설…건설 기반 확보
현지 곡물터미널 기반 '식량' 분야서 '인프라' 분야로 사업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후(戰後) 복구가 시급한 우크라이나의 재건 사업에 '모듈러'(Modular) 공장 신설을 시작으로 진출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정탁 부회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주(州)에서 비탈리 김 주지사와 '스틸 모듈러 제조시설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건설 공법 중 하나인 모듈러 공법은 건물의 벽체·창호·배선·배관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 옮겨와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공사 기간을 최대 60%까지 단축할 수 있다.
전쟁으로 기반 시설 상당수가 파괴된 우크라이나에서는 주택, 학교, 병원 등의 재건이 시급한데, 모듈러 공법은 전후 복구에 적합한 공법으로 평가받는다.
MOU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콜라이우주에 모듈러 구조물 공장을 신설해 현지에서 모듈러 방식으로 주택과 학교 등 건축물을 신속히 건설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모듈러 공급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룹은 포스코의 철강 제품과 포스코A&C의 엔지니어링 기술,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현지 네트워크와 교섭력을 결합해 현지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포스코A&C는 모듈러 구조물의 설계, 제작, 시공까지 전 과정의 사업화가 가능한 기업이다. 국내 최초 모듈러 공동주택인 청담 MUTO를 시작으로 서울도시주택공사(SH) 가양 라이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옹진백령 공공주택 등 국내 최대 모듈러 주택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콜라이우주에 이미 곡물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어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비탈리 김 주지사가 고려인이자 현지 유망 정치인이라는 점 역시 이번 사업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라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MOU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에서 식량 사업에 이어 인프라 분야까지 사업 영역 확장을 시도한다.
2019년 가동을 시작한 미콜라이우주 곡물터미널은 전쟁 전까지 3년간 약 250만t의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지로 수출해왔다.
전쟁으로 가동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이 곡물터미널은 현재까지 설비 피해를 보지 않았고, 현지 글로벌 직원들을 중심으로 부분 운영되고 있다.
정탁 부회장은 지난 13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면서 현지 영농 기업 아스타르타(Astarta)의 빅토르 이반칙 CEO를 만나 해상 봉쇄로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및 곡물터미널 활용 방안과 전쟁 후 곡물 분야 밸류체인(가치사슬) 확장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또 정탁 부회장은 키이우에서 데니스 슈미할 총리를 비롯해 경제·산업을 총괄하는 로스치슬라브 슈르마 대통령실 부실장, 유리 바시코프 재건부 차관 등 우크라이나 정부 핵심 인사를 차례로 만나 재건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철강, 에너지, 건설, 정보기술(IT) 등 포스코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히고, 이번 모듈러 사업에 중앙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슈미할 총리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제안한 재건 사업에 기대가 크다며 우크라이나 경제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부탁한다고 화답했다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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