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봉쇄·공격 탓 팔 난민구호기구 운용 임계점
격전 북부서 통신두절…남부는 변기 하나에 160명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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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스라엘 공격을 받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민간인의 마지막 버팀목인 유엔 구호마저 무너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은 14일(현지시간) 유엔 산하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운용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유엔 대변인은 연료가 없어 구급차, 하수, 위생 체계가 마비돼 UNRWA의 기능이 서서히 붕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UNRWA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지구에서 1949년부터 난민 구호를 도맡아왔다.
특수 목적을 지닌 이 기구는 가자지구에서 학교, 빵집, 보건소 등을 운영하고 필요한 재정도 지원해왔다.
학교 183곳은 이번 전쟁통에 안전한 곳을 찾아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피란처로 돌변했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교전이 본격화하기 전에 이미 심각했다.
가뜩이나 봉쇄로 빈곤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을 받은 직후 물품 유입을 완전히 차단했기 때문이다.
피란처로 쓰이는 학교를 비롯한 UNRWA 시설의 여건은 전쟁 격화와 함께 날로 악화하고 있다.
하마스 본부가 있어 교전이 더 심한 북부에서는 지난 12일 통신마저 끊어져 위기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유엔은 구호품이 급속히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북부에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명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북부를 중심으로 이미 1만1천여명이 숨졌다.
남부는 밀려드는 피란민 때문에 수용시설에 과부하가 걸려 마찬가지로 위기를 겪고 있다.
변기 하나를 160명이 사용하고 샤워기 하나에 700명이 의존하는 상황에서 전염병까지 돌고 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학교 등 시설 근처에 하마스 근거지가 있다며 공격을 되풀이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 중에 유엔 시설에 피란했다가 숨진 이들이 최소 66명이고 부상자는 550명이 넘는다.
하마스는 이 같은 참사가 이스라엘 공격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2일 작전에 필요하다며 유엔 인력이 머무는 게스트하우스까지 군함으로 포격했다.
타마라 알프리파이 UNRWA 대변인은 "학교는 안전할 것으로 믿고 주민들이 몰렸지만 가자지구에서 안전한 곳은 아예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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