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 타이핑다오(太平島·영어명 이투 아바)에 최근 중국과 미국 선박이 근접 진입한 것으로 확인돼 대만 주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지난 3일 타이핑다오에 주둔한 대만 당국 경비병들이 미국 군함과 중국 민병대 선박의 섬 접근을 확인했다. 감시 레이다에 찍힌 영상을 보면 이들 선박이 3∼5마일 수준으로 섬에 근접했다.
타이핑다오를 두고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대만은 12해리 이내 그리고 수심 6천m 이내의 섬 주변을 주권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지난 3일 미중 양국 선박의 타이핑다오 접근은 주권 침해라는 주장이 나온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천이신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타이핑다오 주변의 대만 주권 영역을 항해했던 미국 군함이 대만 당국에 사전 통보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대만 당국은 미 군함 항행은 적절했다고 답변했다.
대만 본섬에서 약 1천500km 떨어진 타이핑다오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의 가장 큰 섬이다.
스프래틀리 제도는 대만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영유권 분쟁을 하는 곳이며, 대만은 중국의 타이핑다오 침공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장악을 우려한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이유로, 영유권 분쟁에 사실상 개입해왔다. 미 군함의 타이핑다오 접근은 중국의 민병대 선박을 견제할 목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민간선박을 가장한 민병대 선박으로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의 친중 세력인 국민당은 미 군함의 타이핑다오 근접이 대만 주권 침해라고 주장한다.
대만은 1950년대부터 타이핑다오에 군 병력을 주둔시켰다가 2000년대부터 해순서(해양경찰)에 관할권을 넘겼으며 최근 3년에 걸쳐 타이핑다오 내 부두 시설 개선 공사를 실시해 지난 9월 공사를 마무리했다.
100t급 경비정 등 소형 선박용 바람막이 공사, 4천t급 호위함 정박 지원 시설, 부두 부대시설 공사 등이 이뤄진 점에 비춰볼 때 대만 당국이 타이핑다오 경비병력을 확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