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받는 팔라스타인 가자지구의 위생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면서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가자지구 내에서는 급성 호흡기 감염 사례가 7만건, 설사가 4만4천건 보고됐다.
WHO 팔레스타인 지역 대표인 리처드 피퍼콘은 "겨울철이 오면 질병 확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호흡기 감염, 설사 환자 수는 예상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내 호흡기 감염 사례 수는 지난 6일 기준으로 2만2천500건, 설사 사례는 1만2천여건 정도였다. 열흘 만에 호흡기 및 설사 환자 발생 보고 건수가 3배 이상으로 뛴 셈이다.
WHO는 가자지구 내 연료 공급 차단으로 하수 펌프장과 담수화 시설 운영이 중단되면서 위생 여건이 매우 악화했다고 우려했다.
깨끗한 물 공급이 극도로 제한되고 하수 처리시설이 기능을 상실해 수인성 질병이 번질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WHO는 피란민의 과밀화도 질병 확산을 부추길 요인이라고 봤다.
현재 피란민 81만3천여명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보호 시설 154곳에 몰려 있다. 이는 평균 160명 넘는 피란민이 화장실 한 개를 공유하고 700명이 1개 샤워 시설을 쓰는 꼴이라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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